위기의 민간발전 (2·끝) LNG발전 소외의 그늘

1시간이면 전력 생산 가능…원전건설 지연 때 '안전장치'
15년째 제자리인 지원금 올려 민간사 재무개선 이끌어야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9년까지의 전력수급 밑그림인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민간발전사가 주로 운영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신규 공급계획이 담겨 있지 않다. 6차 기본계획 때 3.2GW 규모 6기 건설을 포함시킨 것과는 다르다. 대신 원자력발전소 2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민간발전사들의 불만이 크다. 민간발전사 운영이 위축될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9·15 순환대정전’과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LNG발전 위축되면 대정전 대응 못해"

○LNG발전 공급 위축의 부작용

정부가 LNG발전을 소외시킨 데 대해 민간발전사들은 2011년 9·15 순환대정전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LNG발전소는 운전을 시작한 뒤 1시간이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비상사태 대비가 가능하다.

반면 석탄화력발전소는 가동부터 전력 생산까지 최소 8시간에서 최장 1일, 원전은 최소 1일에서 최장 3일이 걸린다. 필요할 때 곧바로 전력을 사용할 수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력대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주민의 민원 등으로 원전, 석탄화력발전소와 송전설비 등을 계획대로 건설하지 못하면 언제든 전력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탁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전력시장의 가장 큰 과제는 송전망 신설과 관련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최대 전력수요처인 수도권에 지을 수 있는 LNG발전소 공급을 위축시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진입이 힘들어진 만큼 민간발전사들이 신규 LNG발전설비를 지을 때 설비효율화 경쟁을 과도하게 펼칠 수 있다”며 “발전설비에 대한 과잉투자로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인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LNG발전소 공급이 줄어들면 발전 부문에서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용량가격(CP) 현실화해야”

전문가들은 “민간발전사들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전력거래소가 CP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CP는 민간 발전사의 설비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전력거래소가 민간발전사에 제공하는 고정비 회수용 지원금이다.

2001년 생산전력 1㎾h당 7.46원으로 책정한 이후 15년째 동결돼 있다. 전력거래소는 최근 효율성이 높은 LNG발전소에 대한 CP 인상 없이 가동률이 떨어지는 노후 LNG발전소의 CP만 내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민간발전업계의 거센 반발로 중단했다.

김 교수는 “CP 현실화는 현 제도에 손을 대지 않고도 이른 시일 안에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정식 아주대 에너지시스템학부 교수도 “CP 현실화는 민간발전사의 재무구조 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고려해볼 만한 정책대안”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전력운영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 교수는 “발전사의 미래 공급능력을 미리 사고파는 선물시장 개념의 ‘용량시장’ 개설 등을 통해 시장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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