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대졸 공채 원서접수가 시작됐다. LG SK 현대중공업 KT 두산 효성그룹 등이 1일부터 원서를 받기 시작했으며,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코오롱 이랜드 BGF리테일 등도 이날 채용 사이트를 열었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내가 지원한 회사는 어떤 인재를 뽑을까’ ‘좋은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쓰는 것일까’ ‘인상 깊었던 합격자는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 등이 궁금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이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KB국민은행 이랜드의 인사팀장에게 취준생을 대신해 질문을 던졌다.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시즌에 맞춰 각 대학이 대규모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다. 1일부터 사흘간 개최하는 한양대 채용박람회 ‘잡디스커버리 페스티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3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허태혁 한경매거진 영상담당 cherish@hankyung.com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시즌에 맞춰 각 대학이 대규모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다. 1일부터 사흘간 개최하는 한양대 채용박람회 ‘잡디스커버리 페스티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3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허태혁 한경매거진 영상담당 cherish@hankyung.com
○SK하이닉스·이랜드 400명 신입 채용

LG그룹은 하반기부터 그룹채용 포털 ‘LG커리어스’를 통해 한곳에서 LG 전 계열사의 입사지원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지원자 한 명이 총 3개 계열사에 복수 지원할 수 있다. 또한 어학성적, 자격증, 수상경력, 어학연수, 인턴, 봉사활동 등의 기재란을 없앴다. 성호준 LG디스플레이 인재확보팀장은 “LG가 이력서에 지원 분야와 무관한 항목을 없앤 것은 오로지 지원자의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과 직무수행 역량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7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룬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400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방침이다. 조상욱 SK하이닉스 HR실 수석은 “SK 가치인 ‘열정·도전·혁신’에 부합하고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과감한 실행력 및 최고의 전문성으로 함께 성장할 사람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원서 접수 중인 KB국민은행의 채용 특징은 세 가지다. 지방대 출신 30% 채용, 필기시험에 국어·국사 추가, 인문학 토론 면접 등이다. 한희승 국민은행 채용팀장은 “채용과정에서 스토리금융을 활성화할 수 있는 3C 역량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소개했다. 3C는 소통(communication), 협업(co-operation), 창의력 사고(creativity)다.

상반기에 4만여명이 지원해 입사경쟁률 100 대 1을 넘긴 이랜드는 올 하반기에도 5개 사업부(전략기획, 패션, 유통, 미래, 시스템스)별로 채용이 진행된다. 일반 대졸채용과 장교채용도 동시에 이뤄진다. 특히 이랜드는 올 하반기에 지난 2년간 자체 개발한 이랜드 직무적성검사를 처음 실시한다. 서류전형 합격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10월4일 킨텍스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또 오는 12일에는 서울 가산동 이랜드 본사에서 ‘여군장교 채용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JOB] "내가 CEO라면 나를 뽑을까"…자소서, 경영자 마인드로 써라
○LGD“디스플레이 이력 있으면 우대”

[JOB] "내가 CEO라면 나를 뽑을까"…자소서, 경영자 마인드로 써라
인사팀장들이 생각하는 ‘좋은 자소서’는 어떤 것일까. 안은정 이랜드 인사팀장은 “내가 이 회사의 경영자라면 지원서를 보고 나를 뽑을 것인가를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성호준 팀장은 “단순히 서류전형만을 통과하기 위해 자소서를 쓰지 말고 면접을 위한 자소서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상욱 수석은 “우선 자신에 대해 충분히 고찰한 뒤 지원직무에 대한 남다른 이해와 강한 입사 의지를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희승 팀장은 “여행·인턴·연수를 통한 직접 체험이든, 책을 통한 간접 체험이든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는 것이 최고의 자소서”라고 설명했다.

공채 때마다 수천명의 지원자를 만나는 인사팀장에게 기억나는 지원자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성 팀장은 “자신의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고자 회사까지 직접 찾아온 지원자가 있었다”며 “입사를 위해 준비한 자료, 포트폴리오를 들고 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디스플레이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토해냈던 지원자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 공채에서 디스플레이 관련 이력이 있으면 서류전형에서 우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면접은 자소서에서 보여줬던 지원자의 열정과 진정성을 확인하는 자리다. ‘좋은 면접 지원자’는 어떤 유형일까. 안 팀장은 “면접관의 질문에 자신의 생각을 두괄식으로 짧게 핵심을 정리해 얘기할 수 있는 지원자들의 평가가 좋다”며 “면접 전 영업점이나 사업현장을 방문해 개선점은 무엇인지, 다른 회사와의 차이점은 무엇인지를 미리 보고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당장 취업이 급해 여기저기 원서를 쓰는 ‘묻지마 지원’에 대해선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 수석은 “지원서 작성 전에 ‘이 일을 정말 좋아하고 평생 재미있게 잘할 수 있는 일인지’를 먼저 고민하라”며 “그래야 입사 후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인사팀장들은 대학 저학년 때부터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볼 것을 주문했다. 성 팀장은 ‘LG지니어스 멘토링’을 통해 전문가의 길을 모색해 볼 것을 추천했으며, 안 팀장은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내 안의 강점 발견법)’란 책을 통해 스스로의 강점을 찾아 그에 맞는 경험과 지식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