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입생' 닛산 쥬크, "작지만 타는 재미 솔솔하네~"
모처럼 재미 있는 신차를 만났다. 주인공은 한국닛산이 이달부터 공식 판매하는 '쥬크'(JUKE). 수입차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신입생이다.

지난 14일 시승한 쥬크는 최근 만나 본 자동차 중 가장 재미 있었다. 꽤나 독특한 생김새, 작지만 폭발적인 가속력 등은 흥미를 불러오기 충분했다. 서울 반얀트리 클럽에서 남양주 딜리카포 카페를 돌아오는 왕복 100km 구간을 시승했다.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배기량 1600cc급 직분사 터보 엔진이 뿜어내는 힘은 운전자를 깜짝 놀라게 한다. 엑셀을 밟으면 밟는대로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 조절이 가능했다.

시원한 가속감과 부드러운 핸들링은 쥬크의 매력이었다.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인데 마치 스포츠카에 몸을 맡긴 듯이 짜릿한 주행 즐거움이 더해진다.

외관은 먼서 한국 땅을 밟은 '박스카' 큐브만큼 독특하다. 전면부를 보면 라디에이터 그릴을 사이에 두고 헤드램프가 2개나 달렸다. 개구리를 닮았다.

뒷좌석 손잡이는 쉐보레 스파크와 같이 C필라에 장착돼 있다. 언뜻 옆에서 보면 손잡이가 하나다. 요시히사 아키야마 쥬크 디자이너는 "2도어 쿠페 같은 차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닛산은 쥬크를 설계할 때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스포츠카를 섞어놓은 듯한 자동차를 만들길 원했다고 한다. 뒷쪽 트렁크를 보면 SUV 보다는 쿠페나 해치백 스타일에 가깝다.

디자인과 동력 성능은 인상적이었다. 다만 실내 공간은 한국인 취향에 별로 맞지 않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인지 직물시트, 플라스틱 마감재 등 저가형 소재를 많이 사용한 데다 편의장치를 빼면서 수입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은 덜하다. 오히려 현대·기아차의 SUV 보다 세련된 멋은 떨어진다.

단점은 실내 공간이다. 뒷좌석에 앉으면 무릎이 앞시트에 닿을 정도로 좁다. 신장 180cm 가까이 되는 남성이 앉으면 머리가 천정에 닿을 정도다.

트렁크를 열어보니 골프백은 넣을 수 조차 없다. 뒷좌석 시트를 접어 트렁크 공간으로 활용해야 될 것 같다. 때문에 4인 가족이 이용하긴 불편해 보인다. '2인승 쥬크'라고 불러야 할까?

결과적으로 공간 활용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운전자, 또는 자기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미혼 남녀들이 타기엔 적합해 보인다.

한국 소비자에게 처음 선보이는 쥬크는 수입차 시장의 변화를 상징하는 차다. 배기량이 작아지고 가격은 낮아지면서 젊은 층까지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은 2690만~2890만원이다. 선루프와 8인치 내비게이션, 오토 에어컨, 후방 카메라 유무에 따라 차값이 달라진다.

재미 있는 차를 원한다면 그래도 쥬크는 한 번쯤 타보라고 권한다. 2000만원대의 국산차 수준으로 닛산의 개성 있는 차를 만난다는 즐거움이 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