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평형, 채광과 통풍이 뛰어난 평면, 다양한 커뮤니티시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단지들의 공통점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중소형 평형 위주로 단지를 구성하고, 방과 거실을 최대한 남쪽에 배치해 햇볕이 잘 들도록 했다는 점이다. 또 단지 안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들여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하도록 했다.

○우수한 입지·브랜드 아파트 선호

서울에서는 전통적인 인기지역에서 분양이 순조로웠다. 삼성물산이 서울 도곡동에 지난 2월 분양해 평균 5.9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조기 마감한 ‘래미안 도곡 진달래’가 대표적이다. 지하철 분당선 ‘한티역’이 도보 1분 거리고, 강남 8학군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신도시와 대단지를 중심으로 한 공급이 성공적이었다. 지난 8월 분양한 동탄2신도시에서는 우남건설의 ‘동탄역 우남퍼스트빌’과 GS건설의 ‘동탄 센트럴자이’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동탄역 우남퍼스트빌은 대기업 브랜드가 아님에도 평균 9.26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에서 마감됐다. 시범단지 인데다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 복합환승센터(KTX동탄역) 등과 가깝다는 게 장점이다.

지방에서는 광역시를 중심으로 대형건설사 ‘브랜드’가 선전했다. 지방 건설업체들이 자금사정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기업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었다. 부산에서는 포스코건설의 ‘해운대 더샵 센텀누리’가 238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부산 대신 롯데캐슬’과 ‘대연 롯데캐슬’에서 각각 19.3 대 1과 43.9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신도시 84㎡형은 4베이가 대세


올해 분양 시장은 ‘중소형’이 대세를 보였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신규 분양한 아파트 17만4679가구 중 전용 85㎡ 이하 중소형이 15만1890가구로 86.7%를 차지했다. 2003년(75.3%) 이후 최고치다.

옛 33~34평이었던 전용면적 84㎡형의 평면은 변화를 넘어 혁신적으로 진화했다. 3개의 방은 4베이(방-거실-방-방)의 구조에 남향으로 전면 배치됐다. 건설사마다 ‘알파룸’ ‘맘스오피스’ ‘초대형 드레스룸’ ‘팬트리’ 등의 공간을 덤으로 제공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4베이 평면은 공간활용뿐만 아니라 맞통풍과 채광에도 적당한 구조다. 혁신적인 평면은 토지 활용과 계획이 비교적 수월한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급됐다. 세종시나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된 84㎡형 아파트들은 대부분 4베이였다. 한강신도시 래미안의 경우 84㎡형임에도 4개의 방이 만들어졌고, 배곧신도시 SK뷰에는 서비스 면적으로 약 50㎡가 제공되는 84㎡형까지 등장했다.

○지방서도 커뮤니티 시설 보편화

올해 분양단지의 특징은 ‘커뮤니티시설’의 보편화를 꼽을 수 있다. 대형 커뮤니티시설의 원조는 서울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다. 주변 신규 아파트보다 선호도가 높고 입주민의 만족도도 커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대형 커뮤니티시설 설치 바람은 지방 구석구석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시설로 눈길을 잡으려는 의도였다.

강원도 강릉에 4년 만의 분양으로 화제가 됐던 포스코건설의 ‘강릉 더샵’은 지역 내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시설을 넣을 예정이다. 1245㎡ 규모의 커뮤니티시설에는 피트니스존·키즈&맘스존·에듀존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우미건설이 올해 분양한 구미 옥계 우미린 2차에는 커뮤니티시설을 지상 1~2층에 계획했다. 체력 단련을 위한 피트니스센터와 GX룸, 실내 골프연습장, 사우나시설 등이 들어선다.

반도건설이 경남 양산 물금택지지구 46블록에 공급한 ‘양산반도유보라 4차’도 커뮤니티에 신경을 썼다. 양산시에서 처음으로 영어교육법인 YBM과 연계해 단지 내 영어마을을 조성한다. 자녀들이 단지 안에서 편하게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단지 중앙에는 축구장 3개 면적의 중앙광장을 갖추고 야외 미니퍼팅장과 함께 단지 주변으로는 약 1㎞의 둘레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홍보컨설팅 업체인 더피알커뮤니케이션 이성규 대표는 “올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였지만 건설사들이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분양성적이 좋았던 곳들도 꽤 있었다”며 “경쟁력 있는 상품이 나온다면 내년 분양 시장도 활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