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취급하는 연금저축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16일 ‘제1호 금융소비자 보고서’에서 연금저축보험의 수익률이 가장 낮다고 발표한 데 따른 영향이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지난달 연금저축 판매건수는 전달에 비해 일제히 30% 안팎 감소했다. 보고서에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낮다고 지적한 손해보험사의 타격이 컸다.

삼성화재의 연금저축 판매건수는 9월 1만5131건에서 10월1~26일 9812건으로 35.2% 급감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등 6개 대형 손보사 판매건수는 9월 3만1046건에서 한 달 만에 2만1067건으로 32.1% 감소했다.

연말정산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연금저축 판촉에 나서려던 보험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연금저축은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특징 때문에 10월부터 가입자가 늘어나는 게 보통이었다. A사 관계자는 “금감원 발표 후 신규 계약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가입자 해약도 줄을 잇고 있다”며 “올 상반기 금융소비자연맹이 촉발시킨 변액연금 논란이 재연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앞서 금소연은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변액연금에 10년간 불입해도 평균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밑돈다고 발표했다. 이후 변액연금 판매량이 종전보다 40~50% 감소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하지만 연금저축은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데다 초장기 금융상품이란 점에서 변액연금과 다르다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보험사 연금저축의 경우 가입 후 7~10년만 지나면 사업비(수수료)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장기 가입자의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예컨대 생보사들은 연금저축 가입 후 20년만 지나면 사업비를 다 떼고도 적립률이 150%, 30년이 지나면 230%를 대부분 상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인당 400만원 한도로 매년 소득공제를 주는 점도 매력이다. 가입자마다 연말정산 후 26만(세율 6.6% 적용 때)~154만원(38.5%)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를 감안한 연금저축의 실수익률은 연 10% 이상이란 설명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