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률 상승 등 요율 변경 탓
김모씨(39)는 지난달 실손보험료 고지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갱신 보험료 인상률이 50%에 가까워서다.

김씨는 그동안 입원료 담보로 월 9410원, 통원치료비 담보로 5580원을 내왔다. 이달부터는 입원료 담보 1만4740원, 통원치료비 담보로 703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김씨는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올라 보험사에 항의했더니 요율 변경에 따른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며 “해지하고 다른 보험사에 가입하려니까 보험료가 더 높게 나오더라”고 말했다.

실손보험료가 크게 오르자 고객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병원 치료 가능성이 높다진다는 점을 감안해도 체감 인상률이 지나치다는 게 보험 가입자들의 항의다. 김창호 한국소비자원 책임연구원은 “보험사들이 갱신 시점이 돌아올 때마다 보험료 인상이나 해지 중 양자 택일을 강요하는 게 문제”라며 “실손보험 민원이 너무 많아 다른 업무를 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료를 확인해 보니 3년 갱신형 상품의 경우 올해 최소 35%에서 72%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이 40~50%에 달했다.

위험률 상승 등 요율 변경에 따른 인상분을 많이 반영한 결과다. 예컨대 3년 전 수술·입원료 5000만원, 통원치료비 회당 10만원을 보장하는 종합형 실손보험에 가입한 40세 남성이 올해 갱신 때 44% 인상률을 적용받았다면, 이 중 37%가 요율 변경분이라는 게 손해보험협회 측 분석이다. 나머지 7%는 연령 증가분이다.

다만 보험사 책임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2009년 10월 실손보험 자기부담금(10%) 제도를 도입하기 앞서 경쟁적으로 ‘절판 마케팅’을 벌였다. 금융계 관계자는 “제도 변경 전에 가입자를 늘리려고 보험사끼리 저가형 실손보험을 쏟아냈다”며 “갱신 시기가 한꺼번에 돌아오자 체감 인상폭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실손보험에 대한 민원이 폭주하자 손보사에 대한 특별 검사에 착수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