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가 처음으로 글로벌시장 판매량에서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앞질렀다. 현대 · 기아차는 GM과 폭스바겐,르노-닛산에 이어 '글로벌 4강' 메이커로 올라섰다.

도요타는 올 1~6월 전 세계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24만대(29.1%) 감소한 301만2000대라고 2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현대 · 기아차가 기록한 319만9000대보다 18만7000대 적다. 현대 · 기아차가 반기 기준 판매량에서 도요타를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현대 · 기아차는 도요타보다 150만대가량 적은 275만여대를 판매했다.

현대 · 기아차는 올 들어 대규모 리콜과 대지진 여파로 도요타의 판매 대수가 급감한 사이 주요 메이커 가운데 유일하게 글로벌 전 지역에서 판매량을 골고루 늘리며 도요타를 따라잡았다.

이날까지 반기 실적을 발표한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 가운데 상반기에 현대 · 기아차보다 많은 차량을 판매한 곳은 독일의 폭스바겐(412만대)과 프랑스의 르노-닛산(359만대) 등 두 곳에 불과하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 GM은 460만대 넘게 판매하며 2005년 이후 6년 만에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 · 기아차는 양사가 합병한 1999년 이전만 해도 두 회사의 판매량을 합쳐 세계 13위에 그쳤다. 이후 2000년에 처음으로 세계 10위에 오른 뒤 2002년 8위,2007년 6위,2010년 5위로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현대 · 기아차가 연간 판매량에서도 도요타를 넘어설지는 미지수다. 도요타가 대지진 여파에서 벗어나 생산을 거의 회복한 데다 신형 캠리 등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