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이 많이 늘었다지만 성수기와 주말 예약 사정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특히 수도권 골프장 부킹은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다. 주말골퍼들이 일본 규슈로 눈을 돌리는 까닭이다. 사실 규슈만큼 라운드 환경이 좋은 곳도 없다. 비행기로 1시간30분이면 충분할 정도로 가까운 데다 해외여행 기분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에서다. 규슈 남동부의 미야자키현이 돋보인다. 미야자키현은 36년 전통의 일본판 마스터스인 던롭피닉스토너먼트가 열리는 피닉스CC 등 30여개의 명문 골프클럽을 자랑하는 골프 천국. 기리시마야쿠국립공원 자락의 리젠트 미야자키CC도 그 중 하나다.

◆삼나무 숲속의 명품 코스

리젠트 미야자키CC는 미야자키 공항에서 서쪽으로 40분 거리에 있다.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인 기리시마야쿠국립공원 자락에 위치해 있다. 18홀 규모로 파72에,6840야드(이하 프로티 기준). 미국의 전설적 골퍼인 리 트레비노가 코스를 디자인했다.

기리시마 연봉을 배경으로 키 큰 삼나무 숲에 둘러싸인 코스는 프로들이 좋아하는 코스라는 평을 듣는다. 전반적인 코스 레이아웃은 한국의 산악형 골프장과 유사하다. 다만 막힌 듯하면서도 트인 코스 형태가 골프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3번 홀(파3 · 193야드)은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이 일직선상에 있다. 그러나 중간에 커다란 연못이 있어 샷을 방해한다. 그린을 넘긴다는 생각으로 한 클럽 더 잡는 게 요령. 4번 홀(파4 · 353야드)은 조금은 짧은 미들홀. 좌우 모두 오비(OB)지역이어서 정확한 티샷으로 페어웨이 중앙에 떨궈야 한다. 세컨드샷도 조심해야 한다. 그린 면이 보이지 않아 정확하게 거리를 측정한 뒤 클럽을 선택해야 한다.

14번 홀(파5 · 607야드)은 이 골프장에서 가장 긴 파5홀. 매 샷 과감하지 않으면 파 세이브도 꿈꿀 수 없는 홀로 악명 높다. 서드샷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휘어 있다. 티샷은 페어웨이 오른쪽의 삼나무를 겨냥해 일직선으로 보내야 한다. 세컨드샷의 정확도가 승부의 관건.오른쪽에서 파고들어와 시야를 가리는 삼나무 숲을 넘겨야 한다. 페어웨이 오른쪽 가장자리에 떨궈 그린까지 거리를 좁힐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16번 홀(파4 · 353야드)은 왼쪽으로 완만하게 휜 도그레그 홀. 이 골프장에서 가장 짧은 파4홀이다. 그린을 공략하는 세컨드샷의 정교함에서 승부가 갈린다. 2단 그린이어서 핀 포지션보다 거리가 정확해야 1퍼트로 버디를 노려볼 수 있다.

◆아기자기한 볼거리

미야자키에는 아기자기한 관광거리가 많아 가족여행을 하기에도 좋다. 미야자키시에서 구시마시까지의 해안인 니치난 해안은 남국의 정취에 흠뻑 젖을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 니치난 해안공원에 있는 둘레 1.5㎞의 작은 섬인 아오시마가 유명하다. 3000여 그루의 야자나무와 천연기념물인 아열대 식물종이 섬을 뒤덮고 있다. 섬 주위엔 '도깨비 빨래판'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침식 해안이 펼쳐져 있다. 아오시마 리조트 어린이나라는 아열대 식물이 우거진 아오시마 앞바다에 자리한 놀이동산.하이비스커스 등 다양한 꽃들이 사계절 피고 져 식물원 같은 느낌을 준다.

다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선멧세 니치난 테마파크가 나온다. 칠레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과 똑같이 만든 모아이 상이 인상적이다.

현 북서부의 다카치호 협곡도 필수코스. 다카치호 협곡은 최고 높이가 100m에 이르는 20㎞ 길이의 주상절리 협곡인데 일본 건국신화의 무대로도 잘 알려져 있다. 8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마나이폭포 절경이 그림 같다.

술 테마파크인 슈센노모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일본 전통 소주와 토속 맥주,와인 등을 맛보고,'료칸'에 머물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기리시마 연봉의 최고봉인 가라쿠니다케(韓國岳 · 1700m)에서 시작해 에비노고원(1200m)으로 내려오는 트레킹도 해볼 만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TIP

리젠트 미야자키CC…VIP 골프·온천여행 안내

리젠트 미야자키CC 한국사무소인 마중여행사(02-730-2270)는 '리젠트 미야자키CC VIP 골프투어(54홀)와 온천' 여행을 안내한다. 아시아나항공을 이용,2박3일 일정으로 내달 22일과 29일 두 차례 출발한다. 사흘간 매일 리젠트 미야자키CC 18홀(총 54홀) 라운드를 즐긴다. 1인당 94만9000원.왕복 항공,유류할증료 및 세금,호텔 숙박(2인1실),전 일정 조·석식,54홀 그린피 및 전동카트비 등이 포함돼 있다. 클럽하우스 중식은 1000엔(약 1만4100원)부터.숙소는 기리시마 국제호텔을 이용한다. 미야자키 쪽 기리시마야쿠국립공원 입구에 위치한 온천 리조트호텔로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온천욕탕을 갖추고 있다. 7년 소멸성 골프회원권도 분양한다. 개인회원권(기명 1인 정회원,동반 3인 준회원 대우) 300만원,가족회원권(기명 2인 정회원,동반 2인 준회원 대우) 400만원. 법인회원권(무기명 2인 정회원 대우,동반 2인 준회원 대우) 5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