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원(0.15%) 내린 1165.7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국내외 증시 강세와 중국의 금리 인상 기대감 등에 추가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최근 급락에 따른 피로감에 낙폭을 크게 늘리지 못했다.

장중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약세를 나타내며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또 외환 당국의 개입을 우려한 경계심리 역시 추가 하락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일종가보다 2.4원 하락한 1165원에 첫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낙폭을 키울 듯 움직이며 1164.9원까지 밀렸다. 하지만 이내 1165원선 지지를 확인하며 반등세를 나타냈다. 장중 한때 1169원까지 올랐다가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에 상단을 가로막히며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오후 들어서도 비슷한 흐름을 연출하며 1160원대 중후반에서 거래되다가 장 후반 거래 수준을 소폭 낮추며 1160원대 중반에서 거래를 끝냈다.

이날 환율은 1164.9~1169원 사이의 좁은 변동폭을 기록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주거래 수준이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1160원대 안착에 성공하는 모습이었다"며 "다만 급락 피로감과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따라 하락 흐름 자체는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대외 여건들도 전반적으로 추가 하락에 우호적이었지만 서울 환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듯했다"며 "특히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26달러선까지 밀리며 상당한 낙폭을 보였지만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유로화의 흐름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며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제의 연관성에 따라 앞으로 원달러 환율과는 분리된 흐름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80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22포인트(1.02%) 뛴 1802.58을 기록하며 2008년 6월9일 이후 2년3개월 만에 18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지수도 2.62포인트(0.54%) 오른 484.48에 거래를 끝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54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전날 발표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와 쿼드러플 위칭데이(지수ㆍ개별주식 선물ㆍ옵션 동시 만기일) 등 대형 이벤트가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지난밤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아시아 주요증시도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86포인트(0.26%) 상승한 2663.21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0.78포인트(1.55%) 뛴 9239.17을 나타냈다. 대만 가권지수는 0.70% 오른 7,890.11포인트를 기록했다.

수급 면에서는 전반적인 숏마인드(달러 매도 심리) 가운데 결제 수요와 네고물량이 맞물리는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장 초반부터 당국의 개입성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러나 네고물량도 실리면서 시장 분위기 자체가 아래쪽을 향하고 있어서 하단을 제한하는 수준에서 그쳤다"고 말했다.

아시아 환시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31분 현재 1.270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4.11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