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4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 한 맥도날드의 전직 최고경영자(CEO) 찰리 벨.열다섯 나이에 호주의 한 점포에서 말단 종업원으로 일을 시작한 지 30여년 만에 맥도날드에서 정상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화장실 청소,짐 부리기,고기 굽기까지 온갖 잡일을 도맡아 했던 그는 늘 "내가 나중에 맥도날드 CEO가 되면 이렇게 경영하겠다"라고 그의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한다.

만약 그에게 "누구를 위해 일하십니까"라고 물어봤더라면 그는 "내 자신을 위해 일합니다"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 중 하나가 바로 내가 아닌 남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존재인데,남을 위해 평생을 바쳐 일한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모순이다. 노동이란 본디 힘든 것인데,내 일도 아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힘들지 않겠는가.

얼마 전 '당신은 누구를 위해 일하십니까?'란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었다. 나이가 들어 은퇴를 준비하는 목공이 있었다. 사장은 오랫동안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며 마지막으로 한 채의 집을 더 지어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목공의 마음은 이미 일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성의 없이 좋지 않은 재료를 가지고 대충대충 집을 지었다. 집이 완성되자 사장은 수고했다고 하면서 "이 집은 자네 것일세.그동안 정말 고마웠네.자네 수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 집은 내가 자네에게 주는 마지막 감사의 선물일세"라고 했다. 아뿔싸! 목공은 말을 잇지 못했다. 우화 같은 이야기지만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맥도날드 CEO와 목공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CEO와 직원이라는 직급의 차이는 표면적일 뿐이다. 바로 주인의식 DNA의 유무이다. 목공은 아마도 평생을 땀흘려 열심히 일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주인의식을 갖고 집을 지었는지는 의문이다. 주인의식이 있었다면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집을 정성을 다해 지었을 것이다. 필자는 '주인의식'을 성공의 키워드로 강조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모두가 CEO가 돼야 한다는 것도,무리한 희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도 아니다. 다만,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했을 때 얻어지는 열매들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사소해 보이는 일,작은 결정 하나도 그 일을 하고 그런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에 따라 결과는 천지차이가 난다. 주인의식이라는 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즐기고,그 일을 통해 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면 저절로 주인의식이 생겨날 것이다. 모두가 각자 삶의 주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연극이 끝나면 관객은 외투를 찾고 주인은 빗자루를 찾는다'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 crwoo@yulch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