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확대기를 알게 된 뒤로 동생보다 책도 더 많이 읽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게 되니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

지난 23,24일 양일간 충청남도 천안상록리조트에서는 저시력 아동을 위한 '2010 Eye Love 여름캠프'가 열렸다. 행사 참가자 중에는 서울 방학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가호현 어린이(12)도 끼어 있었다. 호현이는 다른 친구들에게 독서 확대기(소형 카메라 밑에 책을 놓으면 이를 확대해 모니터로 보여주는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이동이 힘든 아이들에게는 먼저 손을 내밀어 길을 안내해 주기도 했다. 지난해 이 캠프에 첫 참가할 때만 해도 호현이는 그리 명랑하지 못했다. 시신경 손상으로 안경을 써도 책을 읽기 어려워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캠프에서 독서 확대기를 알게 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집에서 혼자 책을 읽고 공부도 하게 되면서 성격까지 적극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림도 글씨도 잘 보여요!"

'Eye Love 여름캠프'는 올해로 3회를 맞는 국내 유일의 저시력 아동 대상 재활 프로그램이다. 저시력(Low Vision)이란 안과 치료에도 불구하고 시각 기능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다. LG디스플레이와 안과전문 사회사업기관인 한국실명예방재단은 재활 훈련과 보조 기구들을 통해 저시력증에 시달리는 성장기 아이들을 돕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저시력 보조 기구 체험 시간이다. 작은 글씨를 쉽게 볼 수 있도록 70배까지 확대해주는 독서 확대기를 체험하자 "그림도 글씨도 너무너무 잘 보여요~"란 탄성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탁상용 독서 확대기뿐만 아니라 멀리 있는 물체를 쉽게 볼 수 있는 망원경,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확대기 등 평소에 보기 힘든 저시력 보조 기구를 대하자 아이들은 연방 신이 난 표정이었다. 자신들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은 표정이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감성 발달에 도움을 주는 천연염색 행사도 인기만점이었다. 마음에 드는 색깔을 정하고 천을 끈으로 묶은 다음 무늬를 넣어 손수건을 직접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부족한 시력을 보충하도록 손으로 만지고 냄새를 맡는 등 다감각 발달을 돕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 캠프에는 형제 자매들도 함께 참가했다. 저시력 안경을 착용하고 계단 오르내리기,책 읽기 등을 체험하면서 앞을 잘 볼 수 없다는 게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앞으로 어떻게 배려해 주면 좋을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다 함께 밝게 보는 세상 만들기

LG디스플레이는 2008년 3월 한국실명예방재단과 협약을 맺은 후 국민 눈 건강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저시력 아동 여름 재활 캠프를 시작으로 저시력인 재활활동,저시력 조기 치료 사업,전국 무의촌 무료 안(眼)검진 활동,저시력 바로 알기 캠페인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낙후 지역과 초등학교를 찾아가 '눈 건강 교실'도 연다. 올바른 눈 관리 습관을 통해 건강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추일성 LG디스플레이 홍보 · 대외협력 담당은 "시력은 한번 나빠지면 회복하기 어려워 올바르게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며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실명에 이르는 저시력 소외 계층을 위한 눈건강 활동을 적극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어린이들이 밝은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 교육 환경 개선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07년부터 구미와 파주 지역 초등학교에 총 1200여 대의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를 기증했다. 영육아원,보육원 등의 사회보육시설에 첨단 PC 환경을 갖춘 멀티미디어 공간을 마련해 주는 '정보기술(IT)룸' 조성 사업도 펼치고 있다. 2008년 11월 경북 김천 임마누엘 영육아원에 조성한 1호점을 시작으로 폴란드 현지 법인과 연계해 지원하고 있는 돌르노 실롱스키 주립 도서관 등 총 9곳의 IT룸을 운영 중이다. 올해도 3곳 이상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사원 모두가 참여하는 봉사

LG디스플레이의 사회공헌 활동은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가 참여하는 게 특징이다. 한 해 총 5000여명이 2만300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임원급 조직을 비롯해 차 · 부장회,과장회,계장회,반장회 등 직급별 직원 모임은 물론 20여개의 사회공헌 동호회가 지역 불우이웃과 복지 시설을 찾아 동절기 난방비 지원,월 1회 이상의 방문 등 자발적인 활동을 펼친다.

2005년부터 임직원들이 월급에서 일정액을 사회공헌 기금으로 기부하고 회사가 이에 상응하는 금액을 출연하는 선진국형 '매칭 그랜트' 제도를 도입해 사회공헌기금도 조성하고 있다. 사업장이 위치한 농촌 마을과 1사1촌을 맺고 농번기 일손 지원,지역 농산물 구매,경로행사 등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돕다 보면 스스로도 행복과 감사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이웃과 함께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