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프라자호텔 객실팀의 김보나씨(26)는 올여름 해외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7월 한 달간 전국 도보순례를 결행하고,9월에는 아프리카 잠비아로 날아가 한 달 동안 봉사활동을 할 생각이다. 김씨가 생각에만 머물렀던 해외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한 데는 호텔이 개보수로 잠시 문을 닫는 동안 휴가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서울프라자호텔 직원들이 사상 유례없는 긴 휴가를 떠날 생각에 모두 들떠있다. 본관의 내외관을 100% 뜯어고치는 전면 리노베이션이 곧 본격화되는 덕분이다. 프라자호텔은 앞으로 한 달 정도 건물 외벽에 비계목을 설치한 뒤 가림막을 치고 본격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장 뒷정리를 위해 출근하고 있는 직원을 포함한 600여명의 직원은 6월부터 잠시 일손을 놓게 됐다. 호텔 측은 개보수 기간에 일이 없어지는 직원들을 모두 유급휴직 처리키로 했다. 휴직 기간은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이다. 서소문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의 경우 업무에 따라 휴직 기간이 조정된다. 휴직 기간 중에는 평균임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관계자는 "직원들이 휴직 기간 중 긴 여행을 떠나거나 운동 또는 공부를 하며 자기계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호텔 측은 직원들이 사설 어학원에 다닐 때 수강료를 일부 대주는 등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이다. 또 온라인 연수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 업그레이드된 시설 수준에 맞는 서비스마인드를 갖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프라자호텔은 특급호텔 최초의 '부티크 비즈니스'호텔을 화두로 지난 3일 리노베이션에 착수했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호텔의 외관 전면,전 객실,식음업장 및 로비 등의 공용구역에 이르는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총 공사비는 700억원이다. 6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11월1일 재개관할 예정이다.

이번 리노베이션의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트는 '스타일리시&유니크'로 대형 체인호텔들의 디자인과 차별화되는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탈리아 출신 건축 · 인테리어 디자이너 '귀도 치옴피'가 호텔 외관,객실 및 로비는 물론 객실 내 가구와 소품,마감재에 이르는 모든 인테리어 요소들까지 프라자호텔만을 위해 디자인 했다.

호텔 외관은 복잡한 도심 속에서 따뜻한 느낌이 들 수 있는,브론즈 컬러의 금속 마감재를 적용해 고품격 이미지를 부각시킬 예정이다. 객실은 고급화를 추구하기 위해 스위트룸을 확대,현재 455실에서 400실로 줄어든다. 객실 내 가구 및 모든 소품도 귀도 치옴피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