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 현지에서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섰다.

미국 대학 졸업 시즌인 5~6월을 앞두고 명문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은 물론 신사업 육성에 투입할 전문 기술인력 유치를 위한 대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6일부터 뉴욕 보스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4개 도시를 차례로 돌며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총 24개 대학과 대학원의 한인 재학생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연다.

김 회장은 그룹의 글로벌 사업현황과 비전을 소개하고 학생들과 면담을 하는 등 현지 설명회를 직접 진행할 예정이다. 대기업 총수가 해외에서 채용설명회를 주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홍기준 한화케미칼 대표,이용호 한화증권 대표,황용기 한화갤러리아 대표 등 해외파 계열사 CEO들도 동행한다. 사업 부문별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학생들과 간담회 시간을 갖는다.

이번 해외 채용설명회는 올해를 '해외시장 개척의 원년'으로 선언한 김 회장의 우수인재 확보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태양광,2차전지 소재,바이오 의약품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한 한화는 관련 시설투자 및 전문 인력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토탈도 5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미국 뉴욕에서 유석렬 사장과 인사담당 임원,연구소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MIT공대,조지아공대 등에 재학 중인 30여명의 한인 유학생들이 참석했다. 유 사장은 회사 소개와는 별도로 충남 대산 공장에서 운영 중인 '사원자녀 교육센터(공부방)'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시간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사원 아파트 내 상가를 리모델링해 만든 1818㎡(550평) 규모의 공부방은 대산 공장에 근무하는 박사급 직원들이 돌아가며 상주한다. 영어 수학 과학 등 아이들이 모르는 문제를 풀어주며 경제교실이나 인성교육을 담당해 직원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녀 교육문제로 지방 근무를 꺼리는 고급 인력을 끌어오는 데 공부방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번 설명회에서도 공부방에 대한 질문이 몰리는 등 참석 인원들의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LG화학도 최근 미국 뉴저지에서 김반석 부회장 주재로 채용설명회를 가졌다. 김 부회장은 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과 2차전지 편광판 등 신소재 사업을 키우기 위해 5년째 직접 해외 인재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행사는 현지 대학 학부생,경영학석사 및 연구개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인 학생 30여명을 초청해 현장 인터뷰나 학술세미나 활동을 통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 부회장은 참석한 해외 인재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모든 질문에 상세히 답변,큰 호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