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와인마니아 1세대인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만든 와인이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 만점을 받았다.

운산그룹 계열사인 ㈜동아원은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설립한 와이너리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s)의 2007년 빈티지 와인이 지난 22일 '로버트 파커 포인트(RP)' 100점을 받아 파커의 홈페이지(www.erobertparker.com)에 게재됐다고 27일 밝혔다. 와인명은 '다나 에스테이트 로터스 빈야드 2007'(사진)로,미국 내 유통을 목적으로 만들어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는다. 연간 생산량은 2600병 정도로 소량이며 가격은 275달러(약 26만원)다.

로버트 파커는 100점 만점으로 와인 점수를 매기는 '파커 포인트'로 세계 와인시장을 좌우해 '와인의 황제'로도 불린다. 올해 파커로부터 만점을 받은 와인은 총 18종이다. 나파밸리산 와인이 7종이고,'샤토네프 뒤 파프''지공다스' 등 프랑스 론 지역 와인 9종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반면 보르도 그랑크뤼 와인인 '샤토 마고'(94점) '샤토 라피트 로쉴드'(93점) '샤토 무통 로쉴드'(94점) 등은 90점대 중반에 머물렀다.

이 회장은 2005년 나파밸리의 포도밭과 양조장을 인수,'다나 에스테이트'를 설립하고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컬트 와인 메이커인 필립 멜카를 영입,최상급 와인을 만드는 데 주력해 왔다. 2006년 빈티지는 파커 포인트 95점을 받았다. 운산그룹은 칠레산 '몬테스 알파'를 수입하는 나라식품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 회장은 "와이너리 설립 3년 만에 100점을 받은 것은 한국이 세계 수준의 양조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엄격한 포도 선정 및 자연과의 호흡을 중시하는 동양적인 철학이 단시간 내 최고 수준의 와인을 만들어낸 비결"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