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인 필자는 결혼을 늦게 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6살배기 늦둥이가 있다. 늦게 결혼한 만큼 남들보다 뒤처진 재테크를 만회하기 위해 덜 먹고 덜 쓰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 그런데 작년 금융위기 이후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오르내리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을 바라보면서 마음고생이 심하다.

이 과정에서 뇌리에 떠오른 생각이 있다. "고정적인 수입이 끊긴 은퇴 이후에도 이처럼 마음 졸이고 살아야만 할까. " 그래서 최근에는 주어진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재테크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단연 눈에 띄는 게 '연금보험'이다.

주위에서 들어보면 미래를 위한 연금보험 가입에 대한 고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첫째는 "노후는 반드시 연금으로 준비해야 하는가,펀드나 적금으로도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답은 급속한 고령화 추세를 살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언제까지 살지 모르므로 적금,펀드로만 준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또 펀드와 적금은 아무 때나 해약할 수 있어 노년에 앞서 사업자금이나 주택구입,예상치 못한 병원비 등으로 사용될 개연성도 크다. 그러나 연금보험은 해지가 어렵고,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나온다. 이 때문인지 모든 재테크의 첫 번째 단추는 연금보험이라는 말도 있다.

둘째는 "왜 지금 당장 가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이는 연금보험처럼 은퇴시점이 정해져 있는 경우 소위 지체비용이 만만치 않음을 염두에 두면 쉽게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12월 현재 공시이율 4.8%를 전제로 30세 남성이 10년간 월 50만원씩 연금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65세 은퇴시점에 약 2억1500만원 정도의 적립금이 쌓여 연 1530만원(월 13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5년 정도 망설여 35세에 가입하게 되면 적립금 1억7000만원으로 연금은 연 1210만원(월 103만원) 정도로 줄어든다.

단지 5년을 망설였을 뿐인데 은퇴시점에 4500만원,연간 320만원의 지체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평균수명 85세까지 산다고 하면 무려 6400만원의 차이가 벌어진다. 이른바 시간(복리)의 효과다.

더구나 12월은 종신형 연금보험의 연금액 계산기준인 경험생명표가 바뀌는 달이다. 12월 이후엔 늘어난 평균수명을 반영하게 돼 같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연금액이 줄어든다. 따라서 지체비용,즉 망설임의 대가와 경험생명표 변경을 감안한다면 연금보험 가입은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세상을 살다 보면 하기 쉽지 않지만 반강제적으로라도 하게 되면 좋은 것이 세 가지 있다고 한다. 공부,운동,그리고 돈을 모으는 저축이 그것이다. 연금보험도 돈을 모으는 저축성 상품이므로 올해가 가기 전에 못 이기는 척 주위의 컨설턴트와 진지하게 상담을 한번 해보자.연금보험은 일정기간만 정성들여 키워놓으면 속 안 썩이고 평생 용돈을 챙겨줄 효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