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부부 중에서는 신혼의 단꿈을 꾸기도 전에 내집 마련에 대한 걱정부터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집값이 비싸 담보대출을 받지 않고는 집을 사기 어려운데 대출이자 부담 때문에 선뜻 결심을 하지 못하고 주택 구입을 망설이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 주택저당 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주택자금 공제) 혜택을 챙긴다면 부담을 덜 수 있다.

주택자금 공제는 근로소득자인 무주택 세대주가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의 국민주택 규모 이하 주택을 구입하면서 15년 이상의 기간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이자상환액에 대해 매년 1000만원 한도 내에서 전액 소득공제를 해주는 제도다. 연봉이 6000만원인 직장인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000만원의 주택자금 공제를 받을 경우 250만원의 절세 효과가 생긴다.

주택 취득 등기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받은 대출이 대상이며 상환기간이 30년 이상이면 소득공제 한도가 1500만원으로 높아진다. 작년까지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에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었는데 올해부터는 이 같은 제한이 해제돼 거치기간에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억원 이하 주택이라는 제한 규정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혜택을 받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3억원이라는 금액은 실제 취득가액이 아닌 기준시가로 따진 금액이다. 매매가가 3억원을 넘는 주택 중에서도 기준시가를 열람해 보면 3억원이 안 되는 것이 많다.

특히 올해 공시된 기준시가는 금융위기 영향으로 작년보다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3억원을 초과하는 집을 사는 경우에도 기준시가를 반드시 알아보고 주택자금 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담보대출이 설정돼 있는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라면 전 소유자에게 기존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기 전에 이 대출을 이어받는 방법도 생각해 볼 만하다.

전 소유자가 받은 담보대출이 만기 15년 이상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 다음 소유자가 대출을 승계받는 경우에도 소득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만약 기존 대출이 근로자서민대출 등 국민주택기금에서 저금리로 받은 대출이라면 저금리 혜택까지 누릴 수 있으니 무조건 상환을 요구할 일은 아니다.

외벌이 부부가 공동 명의로 주택을 취득했다면 담보대출은 소득공제를 받을 사람 단독으로 받는 것이 유리하다. 대출을 지분에 따라 절반씩 받으면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의 소득공제 효과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현덕 하나은행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