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들의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50대 이상 시니어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여 국가경제에 계속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사회경제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마무리될 2018년께면 인력 부족 현상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니어들이 현실성이 낮은 재취업에 매달리기보다는 창업에 나서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24일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50대 이상 연령층들의 '창업붐'을 조성하기 위해 서울 라마다호텔에서 '제1회 시니어창업발전 포럼'을 개최했다.

김진수 중앙대 상경학부 교수는 '시니어 창업발전과제 및 성공조건'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한국의 정부 정책은 고령층 고용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다양하고 창의성있는 경력개발형 시니어창업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부족하다"며 "고령화시대를 먼저 맞이한 미국 일본 등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에 힘입어 다양한 시니어 산업 및 업종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현재 우리사회는 은퇴 후 창업하면 모두들 음식점을 떠올릴 정도로 시니어창업에 대한 인식 및 사회인프라가 열악하다"며 "다양하고 창의성있는 경력개발형 창업을 유도하고 논의해야 하는 게 사회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시니어 창업육성을 위해 △정부 내 전담기관 신설 △경력개발형 창업아이템발굴 및 지원 △시니어창업자를 위한 신기술,실무 교육 실시 등을 과제로 꼽았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언오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도 "25~49세의 핵심노동인구는 계속 감소 추세에 있다"며 "국가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니어창업을 육성해 50대 전후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시니어창업의 유망업종을 비롯해 창업성공전략,외국과 국내 창업지원정책 차이 등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교 총장은 "고령층 창업은 경력개발형,생계유지형,사회참여형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며 "자신의 창업유형이 어디에 해당되는지를 파악한 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니어창업의 유망 아이템으로는 퇴직 전 경력과 인적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풀타임보다는 파트타임 근무로 시간활용에 여유가 있는 업종이 최우선으로 꼽혔다. 또 체력적 부담을 감안해야 하는 데다 신기술과 신세대 유행에 민감하지 못한 제약요인으로 안정적이고 검증된 창업아이템이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토론자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금룡 코글로닷컴 대표는 "시니어창업이 생존경쟁력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정부 지원을 통해 디지털환경에 대한 적응력부터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경숙 소상공인지역센터장은 "시니어창업의 성공은 아이템 선정에 달려있다"며 "소일거리가 아닌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동시에 최적 아이템 선정을 돕는 '창업적성검사시스템'등을 정부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청은 앞으로 분기별로 시니어창업 관련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정부 예산을 확보,다양한 시니어창업업종 개발 및 교육 등 지원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