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짜게 먹는 웰빙 바람 속에서도 품질을 개선한 국산 천일염이 나홀로 성장세다. 가정에서 흔히 쓰는 꽃소금이나 MSG가 들어간 맛소금은 짠맛과 화학첨가물을 기피하는 식습관으로 수요가 부진하다. 반면 천일염은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이 일반 정제염(식품가공에 쓰는 염도 99% 소금)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건강소금'으로 알려져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연간 2000억원인 국내 소금시장에서 가정용 소금은 700억원 규모.전체 시장은 감소세이지만 천일염은 2007년 67억원,지난해 80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으로 매년 20%가량 커지고 있다. 천일염 수요가 탄력을 받은 것은 지난해 3월부터 정식 '식품'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염전에서 불순물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1963년 염관리법 제정시 천일염을 '광물'로 분류,배추 절임용 외에는 쓰지 않았다. 때문에 염전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소비자들은 외면하는 악순환이었다. 그러나 수입 천일염이 유통되고 국산 천일염에 문제가 없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판단에 따라 45년 만에 '식품'으로 격상됐다.

이에 식품업체들은 앞다퉈 천일염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사조해표가 함초와 다시마 성분을 넣은 천일염 '바다소금''3년 묵은 천일염'을 선보였고,대상 청정원과 전남 신안 천일염업체인 신안메이드도 천일염 제품을 출시했다. 레퓨레는 최근 홍삼,흑마늘을 만드는 한방 증포기술로 천일염의 불순물을 제거한 '김대감집 맛의비밀 3증3포'를 내놓았다. CJ제일제당도 '오천년의 신비'를 출시할 계획이다.

백화점들도 국산 천일염에 눈을 돌렸다. 프랑스 영국 핀란드 등의 수입 소금을 주로 팔던 롯데백화점은 국산 천일염 수요가 늘자 취급 품목 수를 30여종으로 늘렸다. 임준환 식품MD팀 과장은 "인기 제품인 '청정원 해초소금'(300g · 3000원)은 프랑스산 '게랑드 해초소금'(100g · 7800원)과 품질은 비슷하면서 100g당 가격은 7분의 1 수준"이라며 "전체 소금 매출(월 1억2000만원) 중 국산 천일염 비중이 지난 3월 35%에서 이달엔 50%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국산 천일염 판매량이 월 평균 2000여개로,수입 소금(700여개)보다 3배가량 많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를 '염전 안전성 확보의 원년'으로 정하고 염전 위생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또 기존 고추장,된장,간장,김치,젓갈 등 5대 전통 · 발효식품에 천일염을 추가하고 표준화 및 등급제도 마련 중이다. 조영기 대한염업조합 팀장은 "천일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불순물이 없는 소금을 생산하고 소포장제로 고급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양심층수 소금도 인기다. 지난해 4월 워터비스가 '몸에 좋은 소금'을 내놓은 이래 올 들어 파나블루의 '마레솔트',CJ제일제당의 '100% 울릉도 해양심층수 소금' 등이 속속 출시됐다. 윤재갑 워터비스 부사장은 "다음 달께 미네랄 함량이 20~30%인 '심해염'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대기업들도 관심이 높아 해양심층수염이 천일염과 함께 소금시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강유현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