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신기술 개발과 녹색사업 추진 등을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세계적 조선 · 해운 시장 침체를 극복하고 세계 1위 조선사로서의 위상을 다지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은 엔진 외에 전기 모터를 동력원으로 함께 사용하는 '녹색 선박(그린십)'을 국내 처음으로 건조했다.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수주해 건조한 3000t급 경비구난함 '태평양 9호'의 진수식을 지난달 열어 녹색 선박 기술을 과시했다. 1만 마력급 디젤엔진 2기로만 구동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750㎾급 전기 추진 모터를 추가로 장착한 하이브리드 선박이다.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는 없지만,12노트 이하로 저속 운항을 할 때는 주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도 전기모터만으로 운항이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은 하이브리드 방식의 구동체계로 진동과 소음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저속 운항시 연간 25%의 연료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약 10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엔 밸러스트 수(水)처리 시스템인 '에코 밸러스트'를 탑재한 7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에코 밸러스트는 50마이크로미터(㎛ · 1마이크로미터는 0.001㎜) 이상의 미생물을 필터로 제거하고 자외선 살균장치를 가동할 수 있는 친환경 수처리 시스템이다.

조선소 자체의 기술 혁신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40% 이상인 조선사업 부문 비중을 30%까지 줄이고 신 ·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4세대 LCD(액정표시장치) 운반용 로봇의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와 공동으로 4세대 LCD운반용 로봇 연구에 들어가 개발을 완료한 것.녹색사업 추진 등을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발판도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여의도 넓이의 33배(1만㏊)에 이르는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러시아 영농법인을 인수했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 ·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먹을거리'를 챙기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