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꿈은 결국 자신의 힘으로 이룰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나로호 발사는 100% 우리 기술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자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고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7일 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우주도 앞으로는 영토나 영해와 같이 우리나라가 확보해야 할 영역이기 때문에 우리의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서 발사체 개발은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고 연구원은 현재 항우연 우주과학팀 정책기획부에서 국제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최근 러시아의 거듭된 발사 연기 요청으로 불거진 논란을 의식한 듯 "이제 우리나라가 우리 힘으로 위성을 쏠 만큼의 국력이 생겼구나라는 생각과 기술 없는 서러움을 극복하려면 기술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러시아에서 1년 넘게 우주인 교육을 받으면서 우주 종주국의 첨단기술들에 압도됐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따라잡을 수 없는 차원의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주 기술은 투자하면 반드시 답이 있는 만큼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 연구원은 독자적인 발사체 개발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우주개발은 한번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돈과 시간 낭비가 엄청나다"며 "나로호 발사 직후 시작될 독자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자원이 들어가는 만큼 어떤 크기의 로켓을 어떤 방식으로 개발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세밀한 정책을 갖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힘으로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냐는 질문에 "가까운 미래에는 쉽지 않겠지만 우리 로켓으로 우리 국민을 우리 땅에서 우주로 쏘아 올린다면 매우 감격적일 것"이라며 "다른 나라 로켓을 다시 타라고 하면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보겠지만 우리 로켓이라면 욕심이 있다"고 답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