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가 증시 조정을 이용해 주식형펀드 자금 집행에 나섰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23일 "주식시장이 1300선대 중반까지 밀려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릴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이날 자산운용사의 주식 성장형 펀드와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에 자금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는 시장 방향성과 무관하게 차익거래 등을 통해 초과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자금 집행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는 5개 운용사에 1000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는 시장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투자를 결정했다"며 "주식 성장형 펀드는 종목이나 업종 선별 능력이 우수한 운용사를 선정해 횡보장에서도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우정사업본부 자금 집행 소식이 시장에 퍼진 오후 2시께에도 큰 폭으로 밀리며 1360선에 턱걸이한 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우정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연기금들의 자금 집행이 이뤄질 경우 증시 수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연기금 자금 집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실제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며 "자금이 연속적으로 집행될 경우 추가 하락을 막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60일선(1364)까지 밀려 기술적으로 사볼 만한 지수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1차적으로 수익을 내고 현금 비중을 늘린 연기금들이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며 "수급상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주요 연기금들은 올 하반기 펀드를 통해 2조원 이상의 주식 투자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