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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 200호 특집] 생글기자 출신 대학생 좌담회 - "생글생글 읽으며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 키웠죠"
생글생글 학생기자로 활동했던 4명의 대학생이 16일 한국경제신문사 17층에 모여 '생글생글과 나'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생글생글이 자신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개발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며 후배 학생들에게 생글생글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마주연(서울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생글기자 1기) 김선기(연세대 신문방송학과 2학년,생글기자 3기) 김지혜(충남대 국제경영학과 1학년,생글기자 3기) 신동식(고려대 국제어문학부 1학년,생글기자 4기) 등 4명이다.

사회는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이 진행했다.

- 생글생글이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 보십니까. 대학생이 된 후 바라보는 생글생글은 어떤가요.

▶ 김선기 : 생글을 고3 5월에 처음 접했어요. 당시 생글생글은 그냥 논술을 위해 읽어야 하는 신문으로 인식했죠.지금 생각하면 단순한 논술 대비가 아니라 경제에 대한 지식,사회에 대한 지식을 많이 알려주는 신문인데 말이죠.생글 기자에 뽑히고 난 다음부터는 생글을 통해 내가 꿈꿔 왔던 언론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고3 시절이 힘들었는데 버텨나가는 힘이 됐죠.

▶ 김지혜 : 고등학교 때 생글 담당 선생님이 열성적으로 생글을 홍보했습니다. 생글을 읽으면 중요한 일들을 한 눈에 알 수 있어 좋았죠. 따로 여러가지를 살펴볼 시간이 없었는데 정리가 잘 돼 있었어요.

▶ 마주연 : 대구 출신이라 보수적 면이 강한데 반대 의견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논술학원에서 가르치는 논리와는 사뭇 달랐죠. (어떻게 달랐나요?)학원에서는 교과서적인 내용과 선생님 의견에 따라가기 쉬워요. 그런데 생글은 현실 문제나 여러 가지 관점을 제기해 줬어요. 반론하고 싶었고 그런 내용을 쓰고 싶었죠.

- 생글생글에서 꼭 놓치지 않고 읽는 코너는 어떤게 있었습니까.

▶ 신동식 : (생글생글 전체를) 거의 다 읽었습니다. 논술 문제 빼고는 거의 다 읽었죠. 복거일의 세계사 인물탐구나 다른 학교 선생님이 쓰신 글 등 대부분이 도움이 되더라구요.

▶ 마주연 : 첫 면에서 주로 경제에 대한 시사적인 내용이 많이 나왔는데 부동산이나 경제용어를 평소 잘 접해보지 않아서 그런 것을 가르쳐 준 게 좋았어요. 생글생글이 오지 않을 때에는 정말 아쉬웠어요.

▶ 신동식 : 나도 그랬어요. 우리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받아서 가져다 주시는데 생글이 오지 않을 때는 짜증이 났죠. 3주에 한번씩 오곤 해서 나중에는 집에서 직접 구독을 해버렸어요. 커버스토리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1면 일러스트레이션 (삽화)이 가독성을 높여서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더라구요.

▶ 김지혜 : 우리 학교 선생님은 학생들이 생글을 잘 읽지 않자 화가 나서 안 주신 경우가 있었어요. (얼마나 공부를 안했으면?) 하하하. 암튼 그 때는 달라고 조르고 해서 겨우 다시 받을 수 있었죠.

▶ 김선기 : 생글 기자 코너는 다 읽었어요. 10대가 10대의 이야기를 써서 언론에 퍼지는 경우가 없잖아요. 그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내 친구들도 생글기자 코너는 다 읽었죠. 스도쿠 코너도 애들이 좋아했어요.

- 생글 기자를 하면서 에피소드 같은 게 있었나요.

▶ 김선기 : 팬클럽 문화를 비판하는 기사를 쓴 적이 있어요. 슈퍼주니어 팬들이 김연아 홈피에 테러한 것을 비판하는 기사를 쓰고 나서 항의 메일을 엄청 받았죠. 팬클럽 문화를 비판한거지 슈퍼주니어를 욕한 게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런 내용으로 답장을 보내려다가 답장 보내면 일이 더 커질 것 같아 참았어요. 그 기사는 10대 커뮤니티에 올라갔는데 악플이 밑으로 죽 달리기도 했어요. (격려하는 댓글은 없었나요) 하 · 나 · 도 없었습니다. 그 기사 때문에 얼굴이 알려져 대학교 간 후에 생글기자 하지 않았느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죠.

▶ 김지혜 : 나는 해외 펜팔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내용으로 기사를 썼는데 하루 두 세번씩 문의 메일이 왔어요. 알려주면 다시 추가 문의 메일이 또 오더라구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볼 줄 몰랐는데 그렇게 반응이 오니 신기했어요.

▶ 신동식 : EBS 강의 방송 내용 변화가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느냐 등을 따져 볼려고 EBS를 취재한 적이 있었어요. 처음에 상담원이 친절하게 알려주다가 EBS 기사 쓸려고 그런다고 하니까 갑자기 목소리가 굳어지면서 책임자를 바꿔주더라구요. 그 책임자는 향후 대책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 "이메일을 통한 지면 인터뷰에만 응하겠다" 등으로만 답하니 당황스럽더라구요. 그게 '이렇게 심각한 일이었나' 하고 생각하기도 했죠.

- 지금 고등학생인 후배들한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 신동식 : 대학 오면 선배들이 말하는데 하루 다르게 강의에서 논술 토론식 수업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그런 수업을 들을 때마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있구나 느꼈지만 그런 점을 고등학교 때 느낄 수 있었던 게 생글생글이었어요. 아까 선기 형이 얘기했던 것처럼 지금은 20대가 20대를 볼 수 있는 매체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 김선기 : 내가 지금 그런 걸 준비하고 있어.대학생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관련 세미나가 있었는데 현직 기자나 PD들이 강사로 나와 언론인의 자세 등에 대해 강의를 했어요. 그 세미나를 같이 들은 사람들끼리 블로그 뉴스를 만들려고 해요.

▶ 마주연 : 고등학생이라면 꼭 공부만 해야 할 것 같은데 공부만 한다고 책상 앞에 앉아만 있는 사람들이 항상 공부를 잘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하고 싶은 일도 해 보고 하는 다양한 경험이 사람을 재밌게 만들고 공부도 재밌게 만들고……. 암튼 모든 경험이 좋은 것 같아요.

▶ 김선기 : 신문은 읽을 때 공부로 한다는 생각이 강하지만 모든 판단은 자기가 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그런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뭐든 읽고 나서 다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죠. 생글생글은 그런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죠.

정리=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