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대형마트 이용객들은 경기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꼭 필요한 곳에만 지갑을 여는 '알뜰 소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1월부터 6월 14일까지 전국 122개 점포, 1억1000만명에게 판매된 2747가지의 상품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이마트는 이를 '소금(SALT)'같은 소비패턴이라고 지칭했다.

SALT는 Small(소용량 초저가)과 Alternative(대체상품), Leisure(여가를 위한 가치소비), Traditional(전통상품)의 앞글자를 묶어 표현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침체와 고물가 탓에 가격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적은 비용을 들여 낭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소용량 상품이 각광 받았다.

이마트가 지난 3월부터 990원에 내놓은 '990 야채'의 경우 출시 3개월 만에 600만개가 판매됐다. 올해 상반기 식용류 소용량(0.5ℓ) 상품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신장했지만, 대용량(1.8ℓ)은 15%에 그쳤다.

외식을 줄이고 가정에서 요리를 해먹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외식재료,즉석식품 등이 외식 대체상품으로 인기를 얻었다. 파스타 재료의 경우 올해 상반기 파스타면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소스류는 82% 신장했다.

같은 상품군 내에서도 좀 더 낮은 가격의 대안상품을 찾는 경향도 나타났다. 육류의 경우 돼지고기, 닭고기는 각각 21%, 82%의 매출 신장률을 보인 반면 한우는 8%로 한자리수 신장에 그쳤다. 생선도 고등어, 삼치보다 가격이 싼 꽁치가 더 잘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는 가운데도 여가활동이나 가치추구 등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에는 지갑을 연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스포츠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했다. 특히 WBC(월드베이스볼챔피언)의 영향으로 야구용품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4배 늘었다.

DSLR(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와 MP3도 각각 매출이 45%, 34% 신장했다.

한편 올 상반기에는 막걸리, 한방 화장품 등 '우리 것'과 관련된 상품들이 인기를 모았다. '서민주'라 불리는 막걸리에 웰빙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82% 증가했다.

또 일반 화장품 매출은 7% 신장에 그쳤지만, 한방 화장품 매출은 30% 늘었다.

이밖에 국산 쌀을 원료로 한 초코파이나 쿠키 등 과자류도 큰 인기를 얻었다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신세계 이마트 프로모션팀 방종관 팀장은 "올 상반기는 실속과 알뜰소비를 중시하면서도 레저용품이나 디지털기기 등 가치 추구형 상품이 높은 매출 신장을 보여 절약 속에서도 쓸 곳에는 확실히 쓰는 합리적인 소비가 더욱 돋보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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