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현 "'한국의 돈주앙'에 자부심 느껴"
"배우로서나 남자로서나 돈 주앙을 느껴보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돈 주앙에만 몰두하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 김다현(29)이 다음달 9일부터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돈 주앙'으로 서울에서 관객을 만난다.

8일 인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한국의 돈 주앙이 된 것에 자부심이 있다"며 "남자배우로서 꼭 하고 싶던 역이고 돈 주앙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에 당분간 다른 뮤지컬은 출연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유명 가수 겸 작곡가 펠릭스 그레이가 쓴 이 작품은 2004년 캐나다에서 초연됐으며 2006년 오리지널 팀의 내한 공연으로 국내에 소개됐다.

김다현은 2월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어 공연에 이어 강태을과 돈 주앙으로 번갈아 출연한다.

"돈 주앙은 최고의 바람둥이로 표현되지만 저는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번 공연에서는 옴므 파탈의 느낌을 더 살리면서도 사랑에 빠졌을 때는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등 좀 더 색깔을 진하게 칠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폴 인 러브', '헤드윅', '라디오 스타' 등의 뮤지컬에 출연한 김다현은 '꽃다현'이라고 불릴 만큼 곱상한 외모로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스페인의 전설적인 카사노바 돈 주앙이 저주를 받아 사랑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겪는 내면의 변화를 그린 '돈 주앙'에서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외모 때문에 곱상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김다현이라는 배우가 이런 색깔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숨겨왔던 제 안의 이런 모습을 무대에서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죠."
김다현 "'한국의 돈주앙'에 자부심 느껴"
그는 애초 올해 초 입대 예정이었으나 아내의 임신 등으로 입대를 미루면서 '돈 주앙'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번 '돈 주앙' 공연은 지난달 아들을 얻은 뒤 서는 첫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아이가 생기니 책임감이 열 배는 강해진 것 같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나중에 자식에게도 잘했다는 소리를 듣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웃었다.

스스로 '완벽주의자'라는 그는 "뮤지컬을 하면서 팬클럽이 생기고 칭찬을 받으면서 나모 모르게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며 "그러다 어느 순간 내게 틈이 보여 절망에 빠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고 잘했다는 소리를 들었구나'라는 생각에 부끄러웠죠. 지금도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항상 틈이 보여요. 죽는 날까지 틈이 안 보이게 될지 모르겠지만 계속 좁혀가면서 한단계씩 올라가겠습니다."

그룹 야다 출신인 그는 뮤지컬 배우로 자리 잡은 이후 드라마 '로비스트', '왕과 나', '건빵선생과 별사탕' 등에 출연했으며 최근에는 신성록과 함께 영화 '순수의 시대'의 주연도 맡았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는데 드라마와 영화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며 "대중들에게 앞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생각이지만 입대 전까지 뮤지컬에서는 돈 주앙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