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학회 "증상 사전에 알아야 응급대처 빨라"

사물이 두 개로 보이거나 갑자기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뇌졸중을 의심해 봐야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 같은 증상을 무시한 채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지난해 10월 전국 30개 종합병원 외래 환자 및 시민 4천341명을 대상으로 뇌졸중 위험 신호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9개 뇌졸중 위험신호 중 시각장애 증상에 대한 인식도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학회가 분류한 뇌졸중 위험신호 9가지는 ▲일상생활 중 갑자기 일어나는 신체의 한쪽 부분 마비 ▲신체 한쪽의 감각이상 ▲어지러움 및 보행장애 ▲시야 장애 ▲한쪽 눈의 시력저하 ▲복시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 ▲어눌한 말투 ▲말이나 글을 통한 표현력 저하 등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9가지 위험신호에 대해 평균 57.4%의 인지도를 나타냈다.

하지만 9가지 증상을 모두 인식한 경우는 18.7%(812명)에 그쳤으며, 한 가지 증상도 알지 못하는 경우도 12.2%(530명)이나 됐다.

1개 이상~5개 미만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는 47.4%(2천58명) 이었다.

주목할만한 것은 응답자들이 시력장애와 복시, 한쪽 눈의 시력저하 등 시각과 관련된 3가지 증상에 대한 인식도가 42.5%로 낮았다는 점이다.

반면 신체의 한쪽 부분 마비, 신체 한쪽의 감각이상, 어지러움 및 보행장애,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 말이 어눌함, 말이나 글을 통한 표현력 저하 등 6개 증상에 대한 인식도는 65%로 높은 편이었다.

학회는 미국인의 경우 68.8%가 시각증상을 뇌졸중의 위험신호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인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뇌졸중 발생 때 가장 잦은 증상인 신체의 한쪽 부분 마비 및 감각 이상에 대한 인식도도 미국인의 92.6%에 비해 낮은 67.2%에 그쳤다고 학회는 덧붙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뇌졸중 증상과 관계가 없는 가슴 통증이나 뒷목이 뻐근한 증상에 대해 각각 33.4%, 66.9%가 뇌졸중 위험신호라고 답해, 뇌졸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여전했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학회 홍보이사인 배희준 분당서울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은 발병 3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따라서 신체의 한쪽 부분 마비나 감각 이상에 대한 증상, 시각 기능 이상 증상에 대한 인식도를 높여야 신속한 초기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