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50.1%,이탈리아 62.1%,중국 70.0%.'

지난달 현대자동차 판매가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국가들이다. 글로벌 수요 감소로 지난달 현대차의 전체 해외판매량(해외공장 생산분 포함)이 전년 대비 7.9% 감소한 와중에도 유독 이들 국가에서만은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 이유는 뭘까?

현대차는 이들 국가가 작년 말부터 시행하고 있는 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보조금 지급이나 세금감면 등 자동차산업 지원으로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면서 현대차 판매도 덩달아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해외 판매량이 12% 넘게 감소한 기아자동차도 독일에서는 45% 더 팔았다. 이탈리아에서는 판매 감소폭이 4.5%로 비교적 선방했다.

독일은 지난 1월부터 운전자가 9년 이상된 중고차를 폐기하고 신차를 사면 2500유로(44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조치 시행 이후로 독일 승용차 판매는 2월 22%,지난달 40% 증가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작년 말부터 소비자들이 10년 이상된 차를 처분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새 차를 사면 각각 1500유로(260만원)와 1000유로(175만원)를 보조해 주고 있다. 중국도 올초부터 배기량 1600㏄ 미만 소형차에 대해 한국의 개별소비세에 해당하는 '구매세'를 10%에서 5%로 내리면서 소형차의 판매가 회복되는 추세다.

주요 국가들이 자동차 산업 지원에 속속 나선 것은 내수의 조기 진작을 위해서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부터 부품,정비,유통,금융,운수업에 이르는 전후방 파급 효과가 커 정부 지원책의 내수 부양 효과도 다른 산업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노후차량 교체분에 대해 세금 감면을 해 주기로 결정한 것은 완성차 및 부품업체의 가동률 개선을 넘어 국내 경기 회복에 적지 않은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