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T를 뺀 나머지 통신업체 CEO들이 최근 일제히 유선전화 번호이동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즉 KT에서 가입자 빼오기가 어려워 KT 독점구조가 계속된다는 주장인데요. 실제 이동전화에 비해 유선전화 번호이동이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성태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에 사는 김보영 씨는 지난해말 집전화 번호이동을 했습니다. 기존에 쓰고 있던 통신사 말고 다른 곳을 이용하면 초고속인터넷과 IPTV까지 더해 가격이 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집전화 하나 통신사 바꾸는데 무려 보름이 걸렸습니다. 이것저것 확인하는 것도 많고 너무 번거로웠습니다. 보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하루 이틀 걸린다고 해도 너무 긴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핸드폰 번호이동 하러 가도 그 자리에서 바로 되잖아요. 이거는 전화도 너무 많이 오고. 특히 수차례 본인 확인을 하는 동안 계속 불러줘야 되는 개인정보는 부담이었습니다. 네 요즘 세상이 그래서... 계속 말하기도 그래요. 제가 밖에 있거나 그럴때도 옆에 다른 사람이 있는데 말하기도 불편하고요. 지난 2004년부터 작년말까지 쓰던 집전화 번호 그대로 통신사를 바꾼 고객은 모두 215만명. 연평균 가입자의 약 9.4%가 통신사를 옮겼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동전화 번호이동 건수가 3천282만건으로 평균 가입자의 85%가 옮긴 것에 비하면 거의 1/10 수준입니다. 절차가 너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이동전화는 대리점에 가서 번호이동을 신청하면 전산으로 30분 이내에 모든 작업이 완료되고 30분 뒤에는 새 통신사로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유선전화는 번호이동을 신청하면 직접 본인확인을 하고 가입상품 해지에 개통까지 평균 1주일이 걸립니다. 전자식 시스템이 일부 없어 모두 수작업이어서 시간이 더 걸립니다. 기간이 길다 보니 번호이동 신청에 비해 성공률은 43%로 이동전화의 90%에 비해 크게 낮습니다.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 등 유선전화 후발사업자들은 특히 유선전화가 초고속인터넷, IPTV 등과 연결돼 있어 제대로 경쟁을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KT는 그러나 "본인이 직접 신청하는 이동전화와 달리 유선전화 번호이동은 텔레마케팅이 많아 불법 모집을 막기 위해서는 본인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동전화 사업자인 SK텔레콤도 KT와 KTF 합병에 앞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유선전화와 이동전화의 결합 상품이 대세를 이룰 것이 뻔한데 이동전화는 바꾸기 쉽고 유선전화는 바꾸기 어려우면 결국 이동전화 가입자만 뺐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KT를 제외한 통신업체 CEO들은 이 때문에 11일 방통위가 업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일제히 유선전화의 번호이동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WOWTV-NEWS 박성태입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