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허가사항 변경 착수

혈액질환 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는 진통제 '게보린'과 '사리돈에이' 등이 15세 미만 소아에게 사용이 금지된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의약품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는 이날 해열.진통 목적으로 쓰이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15세 미만에 사용을 제한하도록 용법.용량 변경을 식약청에 건의했다.

IPA는 게보린, 사리돈에이, 암씨롱 등에 포함된 진통 성분으로 지난해 10월 혈액질환과 의식장애 부작용 논란이 제기된 이후 식약청은 자체적으로 안전성 검토를 거쳐 중앙약심에 심의를 요청했다.

중앙약심은 지난 1월에 이어 두 차례에 걸쳐 IPA 성분의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사용연령을 15세 미만으로 낮추는 한편 효능.효과를 '진통 및 해열의 단기치료'로 변경해 장기간 사용을 제한하고 용법.용량에서도 '원칙적으로 단기간 사용할 것'을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사용상 주의사항'에는 5-6회 복용 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복용을 중단하고 의.약사와 상의하라는 문구를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이러한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사용 연령제한'과 '5-6회 사용에도 효과가 없으면 복용을 중단하도록 하는' 내용은 외부포장에 반드시 기재하도록 당부했다.

중앙약심은 해외에서 IPA 성분의 허가사항을 검토한 후 보수적인 국가의 사례를 따라 15세 미만에 사용금지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청은 중앙약심의 자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여 허가사항 변경 절차에 착수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외국 허가현황에는 사용금지 연령이 '7세 미만'~'15세 미만'으로 다양했지만 IPA 성분 외에 다른 대체 약물들이 다양하다는 상황을 고려해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사용기준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허가사항 변경에는 약 한 달이 소요되지만 일선에서는 곧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약사회 등 전문가 단체에 안전성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지난해 10월 약사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IPA는 혈액질환과 의식장애 등 부작용 문제가 제기된 성분이며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즉각 안전성 조사를 실시하고 대책을 세워달라"고 식약청에 요구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