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수차례 인하하면서 예금금리도 줄줄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예금에 돈을 맡겨둬도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면 실제로는 이자가 '제로'에 가까운 수준인데, 돈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이자소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한국은행이 지속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자 실질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크게 둔화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2.5%P나 내리면서 물가 하락보다 금리 인하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입니다. 실질금리란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예금금리, 즉 돈을 맡기고 받는 이자에서 물가상승분과 소득세를 뺀, 생활에서 체감하는 실질 이자를 말합니다. 최근 대부분 은행의 1년만기 예금금리는 4% 중반으로 내려앉았습니다. 한은이 금리 인하에 들어서기 전인 10월에만 해도 은행 전체 예금의 3분의 1이 7%대 고금리를 제공했던 것에 비하면 이자가 뚝 떨어졌습니다. 한때 6% 가까이 치솟았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4.1%까지 둔화되긴 했지만 금리 하락세를 따라가기는 역부족입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3%대까지 내려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향후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실질금리는 당분간 제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예금 금리까지 낮아지면서 퇴직자를 비롯한 이자소득자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돈을 맡겨놓고도 이자는 한 푼도 못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에 은행 예금에 가입하려는 발길도 끊기면서 은행권 수신 잔액은 한달 새 11조원이나 줄었습니다. 안정적인 고금리 예금을 기대하긴 어려워졌지만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양도성예금증서를 비롯한 시중 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4%, 개인신용대출 금리는 5%대에 진입했습니다. 금리 하락으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줄면서 대출 증가와 함께 투자, 생산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WOW-TV NEWS 채주연입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