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결국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게 됐는데요, 전체적인 내용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158년 역사를 가진 미국 4위 증권사 리먼 브라더스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길었던 역사와는 달리 추락하는데 걸린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최근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면서 미국 재무부와 FRB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바클레이즈 등과 인수 협상을 갖기도 했지만, 두 곳 모두 리먼의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이들은 미국 정부에 `베어스턴스` 방식의 금융지원을 요구했지만, 헨리 폴슨 재무장관 등의 반대로 협상 종료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5일 리먼 브라더스는 결국 뉴욕 남부 지방법원에 챕터11, 즉 파산보호를 신청했는데요, 파산보호 신청에서 리먼 브라더스의 자회사는 제외되면서 자산운용 자회사 노이버거 버만은 정상영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파산법의 챕터11에 대해서 잠깐 설명드리면, 파산법원의 감독 아래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는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와 유사한 제도입니다. 리먼은 또 브로커-딜러 사업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자산관리부문의 매각 논의도 계속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CNBC는 리먼의 정상적인 자산 처분을 위해 금융 당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리먼 브라더스가 이렇게 파산 신청까지 가게 된 이유에 대해서 로이터 통신은 리먼의 리처드 펄드 CEO를 비난하고 나섰는데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던 리먼은 펄드 CEO가 재무제표 상의 부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 문제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결국 모기지 사업과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는 의미인데요, 이와 함께 얼마전까지 있었던 우리 산업은행 등과의 매각협상에서 현명하지 못한 판단으로 리먼의 회생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 기회들 역시 모두 놓쳤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리먼 브라더스 이전에 메릴린치도 매각됐고, AIG 역시 안 좋은 소식이 있었는데요, 이 부분 관련해서도 내용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전에 제2의 리먼으로 지목됐던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매각됐습니다. 리먼 브라더스보다는 짧지만, 메릴린치 역시 94년 이라는 긴 역사를 갖고 있던 회사인데요, 메릴린치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 임박하자 그 후폭풍을 우려해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에 초고속으로 팔아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메릴린치 인수가격은 지난 주말 마감가에 70% 프리미엄이 붙은 주당 29달러인데요, 총 440억 달러, 우리돈으로 약 44조가 넘는 액수입니다. 메릴린치가 매각되면서 직원들의 대규모 감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와 함께 존 테인 회장도 물러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 책임으로 물러난 스탠리 오닐 회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 존 테인 회장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한국투자공사(KIC) 등으로부터 6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팔리고 말았습니다. 또 세계 최대 보험업체 AIG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신용위기 여파로 미국의 금융권이 지금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데요, 월가에서는 AIG의 대규모 상각을 흡수할만한 자본 조달 능력에 상당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그동안의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경고대로 신용등급이 강등된다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지시간으로 15일 AIG는 자구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25일에는 경영 개선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앞서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이날 재무부와 FRB가 AIG와 가진 회동이 AIG에 대한 자금지원과는 연관이 없는 것이라며 FRB의 자금지원 전망을 어둡게 했지만, 대신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에 AIG 지원 자금, 700억∼750억 달러를 요청하면서 월가와 공조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의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리먼과 메릴린치, 또 AIG 여파로 미국과 유럽 증시 상당히 안 좋았는데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미국 증시, 예고된 블랙먼데이로 급락세를 나타냈는데요, 다우지수는 9.11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금융주들의 낙폭이 상당히 컸는데요, 리먼 브라더스는 주가는 94.2% 내리면서 거의 휴지조각이 돼 버렸고, 다음 타겟으로 지목되고 있는 AIG도 61%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AIG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구책이 발표되지는 않고 있는데요, 자구책에는 세계 최대 항공 관련 리스 자회사인 인터내셔날 리스 파이낸셜과 퇴직연금 서비스의 매각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미국 최대 저축대부업체 워싱턴 뮤추얼도 26.7% 떨어졌습니다. 워싱턴 뮤추얼도 현재 JP모건체이스와 인수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JP모건체이스가 부인했다고 CNBC는 보도했는데요,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로부터 신용등급 하향 조정받으면서 주가는 떨어졌고, 신용위기 여파 속에 살아남은 2개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도 각각 12.1%, 13.5% 크게 내렸습니다. 메릴린치를 5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1% 크게 내렸고, 반면 메릴린치는 장중에 크게 오르다가 소폭 상승한 채로 마감했습니다. 유럽증시 역시 미국발 충격에 크게 내렸는데요, 영국과 프랑스, 독일 지수가 3~4% 하락했습니다. 역시 금융주가 하락을 주도했는데요, 영국 최대 모기지업체 HBOS가 16% 하락했고, 유럽 은행 중 서브프라임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스위스 UBS는 14% 내렸습니다. 이번 여파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은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한 금융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시장에 3년 기한으로 300억 유로, 43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는데요, 영국 중앙은행도 9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1년 만기 대출금리를 0.27% 포인트 인하하고, 25일부터 지급준비율을 1% 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고, 우리나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도 오늘 오전 8시 긴급 대책 회의를 갖고, 금융 시장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권순욱기자 swkw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