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최대 프로 스포츠 행사인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에서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TV 광고를 내보냈다.오는 6월 북미 시장에서 시판될 럭셔리 세단인 '제네시스'는 1억명의 미국 시청자 앞에서 첫선을 보였다.

현대차는 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피닉스대학 경기장에서 열린 제42회 슈퍼볼 TV 중계에 30초짜리 제네시스 광고 두 편을 선보였다.

3쿼터에 등장한 첫 번째 광고에서 제네시스는 깎아지른 절벽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부드럽게 달려 탁월한 승차감을 자랑했다.또 4쿼터에 방영된 광고는 터널을 달리는 제네시스와 BMW를 비교,엔진의 파워와 승차 공간에서 'BMW 7시리즈'를 앞서고 있음을 강조했다.이날 TV 광고를 실시한 자동차 회사는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현대차 등 4개.현대차는 세계적 자동차회사와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다는 점을 슈퍼볼 광고를 통해서도 각인시킨 셈이다.

슈퍼볼은 미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경기다.지난해 슈퍼볼은 미국에서 9300만명,전 세계 232개국에서 1억3900만명이 시청했다.올해도 미국에서만 1억명 가까이가 TV 앞을 지켰을 것으로 추산된다.그런 만큼 광고전도 불꽃을 튀길 수밖에 없다.내로라하는 기업들은 슈퍼볼 광고를 잡기 위해 기를 쓰고 이에 맞춰 눈길을 끄는 새로운 광고를 제작한다.슈퍼볼 시청자 중 10%가 광고를 보기 위해 슈퍼볼을 본다는 조사가 있을 정도로 광고 효과가 뛰어나다.과거 12년 중 10년 동안 슈퍼볼 때 광고를 내보낸 기업의 주가 상승률(슈퍼볼이 열린 주 기준)은 S&P500 지수 상승률보다 평균 1.3%포인트 높았을 정도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 보니 광고 단가는 천문학적으로 치솟고 있다.30초당 광고비가 작년 260만달러에서 올해는 270만달러로 올랐다.초당 9만달러(8500만원)가 소요됐다.올 슈퍼볼에서 광고한 기업은 모두 31개.코카콜라 펩시콜라 버드와이저 페덱스 델컴퓨터 P&G 이트레이드 등이 참여했다.

올 슈퍼볼에서 '광고 슈퍼볼'을 차지한 회사로는 코카콜라가 꼽혔다.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결과 추수감사절 가장행렬 중 하늘로 날아 올라가는 코카콜라 모형의 대형 풍선을 잡기 위한 만화 캐릭터들의 경쟁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현대차의 제네시스가 슈퍼볼을 등에 업고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 소비자들을 파고들지 주목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