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국이 가을 개편을 맞아 '쇼바이벌','느낌표','이경규의 몰래카메라' 등의 프로그램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쇼바이벌'과 '느낌표'는 참신한 기획과 따뜻한 감동으로 호평을 얻어왔지만 '낮은 시청률'을 이유로 폐지가 결정되었다.

많은 시청자들은 MBC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원성을 토로하고 있다.

'쇼바이벌'의 폐지가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된 지난 10일, 누리꾼들은 MBC가 고작 시청률을 이유로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제한하려 한다며 폐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쇼바이벌'은 '신인이 살아야 가요계가 산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MBC가 야심차게 방영했던 신인가수 육성 프로그램이었다.

서울시 구로구의 김재욱씨는 "대중가요 시장이 침체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방송사가 좋은 음악프로그램을 시청률의 잣대로 폐지한다는 건 부당한 처사"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이 만든 쇼바이벌 폐지 반대 UCC가 유포되고,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 진행된 쇼바이벌 폐지 반대 서명에 6일 만에 1만2000명 이상이 서명하는 등 누리꾼들은 적극적으로 폐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MBC는 "내부 고민이 많았으나 번복 없다"라는 말 외에는 묵묵부답이다.

'느낌표'의 경우 '책,책,책,책을 읽읍시다!','하자 하자','아시아 아시아' 등의 공익성 짙은 코너로 많은 이슈를 일으켜 왔다.

지난 봄 개편 때도 폐지가 결정되었다가 시청자들의 항의로 기사회생한 바 있으나 결국 시청률 부진으로 인해 종영을 맞게 되었다.

방송 프로그램의 폐지나 조기 종영과 관련한 논란은 매년 개편철만 되면 있는 일이다.

하지만 매번 방송국이 제시하는 이유가 '시청률 부진'이라는 점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누리꾼 '수입소보루'씨는 "시청률이 곧 수익률로 여겨져 프로그램의 생사를 좌우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아무리 이익이 목적이라지만 방송의 대상은 시청자인 만큼 다양한 시청자의 눈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률 집계 방식에 대한 의문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시청률 조사는 전국 주요 도시의 2000가구만을 표본으로 하고 있는데,아무리 통계가 발달했다지만 TV 시청에 대한 현대인들의 다양한 변수를 그렇게 적은 표본으로 다 조사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누리꾼 '명경기메이커'씨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TV를 제 시간에 시청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시청률은 40대 이상 위주로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시청률 지상주의는 결국 젊은이들을 위한 방송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프로그램의 화제성과 시청률이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 인터넷에서 연일 화제를 뿌리며 많은 인기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시청률에서는 같은 시간대에 방송됐던 KBS 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에 한참 못 미쳤던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시청률은 방송사 수익을 위해 중요한 지표이다.

하지만 뉴미디어가 발달하면서 TV 시청 행태는 바뀌었고,전통적인 방식의 시청률 집계는 점점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방송사가 시청률 지상주의를 고집한다면 시청자와 방송사 사이의 거리감은 심화되어 갈 것이 분명하다.

20대 초반의 류인하씨는 "공중파 방송은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장삿속이 아닌,국민을 위해,사회적 공익을 위해 존재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각 공중파 방송사들은 왜 개편철마다 시청자들이 방송사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김선기 생글기자(전북대사대부고 3년) raber@cy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