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는 대한항공(KAL)과 영국 브리티시에어(BA) 등 두 항공사가 미국에서의 승객 및 화물운임 담합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형사벌금으로 각각 3억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대한항공이 납부키로 한 벌금 3억달러(한화 약 2775억원)는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4974억원)의 약 5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미 법무부는 두 항공사의 유죄 인정 및 벌금 합의가 법무부 산하 반(反)독점국의 항공산업에 대한 조사개시 이후 이뤄진 첫 소송 전 합의라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는 대한항공이 미국 등을 운항하는 국제선 화물기 운임을 경쟁사들과 담합해 올렸으며 연료값 상승에 따른 할증료도 미국발 화물의 경우 ㎏당 10센트에서 60센트까지 인상했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이와 함께 미국과 한국을 운항하는 일부 여객 운임도 경쟁사들과 담합해 올린 혐의도 받고 있다.

브리티시에어는 2004년 10달러 안팎이었던 왕복항공권 연료 할증료를 경쟁사들과의 담합행위가 드러날 때쯤인 지난해에는 10배 이상인 110달러로 인상했다고 미 법무부는 밝혔다.

대한항공과 브리티시에어의 이 같은 담합 혐의에 대한 소송은 이날 워싱턴 지방법원에 제기됐으며 연방법원의 승인이 있으면 소송 전 합의가 최종 성사된다.

미 법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티시에어웨이가 대한항공과 전화 및 미팅을 통해 가격을 담합하는 등 미국과 해외에서 불법 카르텔 행위를 해왔다"며 "다른 항공사들에 대해서도 이 같은 가격 담합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