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단 하나뿐인 반도형 국립공원인 변산반도는 겨울 산과 바다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가족나들이 명소로 손꼽힌다.

사찰을 찾아 사색을 하고 트레킹으로 몸을 다지며 바다를 보고 꿈을 키울 수 있어 좋은 곳이다.

변산나들이 1번지는 내소사다.

백제 무왕 34년(633년) 혜구두타라는 승려가 소래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한다.

원래는 큰 절(대소래사)과 작은 절(소소래사)이 있었는데 지금은 작은 절만 남아 있다.

18세기 초 이름이 내소사로 바뀌었다.

당나라 소정방이 머무른 적이 있어 그렇게 부르게 됐다고 한다.


사찰 입구 천왕문 못미쳐까지 600m 가량의 전나무숲길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부드러운 흙길과 쌓인 낙엽이 가슴 깊숙이 숨었던 감성을 건드린다.

전나무숲길 너머 왕벚나무길 앞으로 천왕문이 보이고 봉래루를 지나면 대웅보전과 마주한다.

못 하나 쓰지 않고 깎은 나무를 끼워맞춰 지었다는 대웅보전의 모습이 단단하다.

꽃살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면 8칸의 문살에 심어놓은 꽃문양이 화려하면서도 소박하다.

원래는 채색되어 있었다고 한다.

대웅보전에 얽힌 전설에도 귀가 솔깃해진다.

대웅보전을 중수할 때 3년 동안 말한마디 않고 나무를 다듬던 목수를 놀려주려고 한 사미승이 나무 하나를 숨겼다.

사미승의 소행임을 안 목수는 부정탄 나무를 쓸 수 없다며 그 나무를 뺀 채 대웅보전을 완성했다.

그래서 법당 안 천장 오른쪽 윗부분의 일부가 비어있다는 것이다.

100일 동안 문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화공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호기심 많은 사미승이 엿보는 바람에 붓을 물고 작업하던 관음조가 날아가 단청이 미완성을 끝났다는 얘기도 전한다.

내소사에서 나와 30번 국도를 따르면 곰소항을 지난다.

천일염으로 만든 젓갈을 살 수 있어 겨울이면 아주머니들이 몰리는 곳이다.

길가에 늘어선 식당에서 차리는 곰소젓갈백반은 입을 즐겁게 한다.

곰소를 지나 해안풍경을 즐기다 보면 채석강을 만난다.

채석강은 옛날 책을 층층이 쌓아놓은 것 같은 해식단애. 중국의 시인 이태백이 술에 취해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채석강을 빼닮았다는 곳이다.

아이들의 자연체험 코스로 아주 좋다.

채석강 옆은 적벽강. 붉은 색 절벽이 2㎞쯤 이어진 적벽강은 중국의 소동파가 노닐었다는 적벽강과 비슷하다고 해 이름붙여졌다.

돌아가는 길에 원숭이학교에도 들러보자. 원숭이들이 사람의 말귀를 알아듯는 듯 학교에서 공부하는 형식으로 재주를 부리는 모습에 아이들이 좋아한다.

화석류를 전시한 작은 자연사박물관도 있어 자연학습 탐방코스로도 그만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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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에서 템플스테이도 가능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부안 나들목에서 내려 30번 국도를 탄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 부안행 직행버스가 다닌다.

3시간30분∼4시간 정도 걸린다.

모항비치텔,채석강리조트,썬리치랜드 등의 숙소가 깔끔하고 전망도 좋다.

내소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할 수도 있다.

곰소우리장모집(063-584-3504)의 젓갈백반,칠게꽃게장(063-581-3470)의 꽃게장백반,서해바다횟집(063-584-8811)의 조개구이와 생선회 등이 맛있다.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