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스포츠토토 관련 불확실성을 털어내면서 최근 재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물론 외국계 증권사들도 일제히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 UBS증권은 지난달 27일 목표가를 5만8천원에서 9만원으로 대폭 상향조정해 눈길을 끌었다. 오리온 주가는 그동안 자회사들의 실적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스포츠토토가 가장 문제였다. 이곳에서 발생한 지분평가손만 지난해 3백79억원에 달했다. 반면 온미디어 오리온프리토레이에서 각각 46억원과 42억원의 지분평가익이 발생했고,미디어플렉스는 영화산업의 활황으로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나 올해는 85억원을 오리온에 안겨줄 전망이다. 결국 스포츠토토가 '불효자'였던 셈이다. 다행히 지난달 20일 토토 사업에 대한 관계법령이 개정돼 스포츠토토는 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기존 경기 외에도 야구 등 인기종목들이 추가된데다 로또와 마찬가지로 1등 당첨금 이월방식이 채택돼 판매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업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정성훈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토토 영업의 흑자전환은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지만 가장 큰 위험요소가 제거되었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오리온 주가는 지난달 20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30일까지 19.8% 올랐다. 물론 최근의 주가상승은 무엇보다 튼튼한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올 1분기에 이 회사의 매출액은 1천3백8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2% 늘어나 1백84억원을 기록했다. 정성훈 수석연구원은 "내수용 제과매출이 전체 제과시장보다 큰 폭으로 성장하는 등 6%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고 특히 주력제품인 스낵과 파이류의 판매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올해 연간 매출액(5천4백58억원)과 영업이익(5백51억원)은 전년보다 각각 6.7%,11.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훈 수석연구원은 "확고한 브랜드 파워와 자회사 관련 불확실성의 제거를 고려하면 내년도 제조업평균 PER(주가수익비율)에 20%의 프리미엄을 반영한 9.7배를 적용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적정주가 8만2천원을 제시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