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내수 부진을 견디다 못해 조업을 중단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9월 프랑스 르노가 인수한 삼성자동차 후신으로 조업을 중단하기는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28일부터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며 오는 4일 조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르노삼성차은 그러나 판매부진으로 가동 이후에도 생산량을 15% 줄이기로 했다. 특히 2교대 작업을 위해 지난 2월 인력공급 업체를 통해 고용한 3백50명의 임시직 근로자와도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은 수출을 늘려 내수 부진을 만회하고 있지만 르노삼성은 거의 전량 내수에 의존하고 있어 일시적인 생산 중단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 회사의 재고는 1만3천5백대로 적정 재고(8천∼9천대)를 훨씬 웃돌고 있다. 공장 내 야적장에는 9천대가 넘는 차량이 들어차 더 이상 차를 세워둘 공간조차 없다. 르노삼성차의 조업 중단은 자동차 내수시장이 경기 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신용불량 사태로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고객 가운데 상당수가 대출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내수 부진을 심화시키고 있다.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 등 완성차 5사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9만8천5백83대로 10월보다 8.0%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무려 23.0% 줄어들었다. 그러나 르노삼성과는 달리 현대 기아 GM대우 등은 수출을 대폭 늘리면서 내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26만6천대로 10월보다 27.9%,작년 같은 달보다는 70.5% 증가했다. 부산=김태현·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