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주식투자한도의 절반 가량만 주식에 투자하는 등 주식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내년 주식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규모를 크게 늘리기는 힘들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현재 국민 우리 하나 신한 한미 등 5개 은행이 고유계정에서 보유한 상품주식 규모(국민은행은 9월말 현재)는 3천2백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주식투자한도 6천5백억원의 49.3%에 불과한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과 한미은행의 한도소진율이 50%를 넘었을 뿐 국민 우리 하나은행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주식투자규모를 작년말 2천61억원에서 지난 6월말 3천6백62억원으로 1천6백1억원(77.7%) 늘렸으나 주가가 상승세를 탄 하반기에는 오히려 4백58억원 줄였다. 관계자들은 주식투자의 위험성이 큰 데다 은행예금이 단기화되고 있어 주식투자를 섣불리 늘리는 것은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규모를 조절하다보니 이런 현상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들 은행은 최근 가계대출 시장의 경색과 채권금리의 속등으로 인해 자산운용에 애로를 겪고 있으나 당장 주식투자를 늘리기 보다는 내년 시장 상황을 봐가며 투자 규모를 늘릴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부동산시장이 냉각되면 증시로 자금이 흘러 들어갈 것"이라며 "그 시기가 되면 주식투자규모를 늘릴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내년은 경기전망과 주식시장이 올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예상돼 우리금융지주와 협의를 통해 주식투자규모를 늘릴 계획이지만 급격한 한도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현재로선 내년에도 주식투자를 늘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조흥은행과 제일은행은 현재 고유계정에서 주식에 운용하는 돈이 한푼도 없으며 내년에도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