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지역 환경안전대회'가 화학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기업과 지역주민, 정부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화학산업에 대해 이해하고 협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노기호 한국RC협의회 회장(LG화학 사장)은 5일 아·태지역 환경안전대회의 의의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호주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ㆍ태지역 12개국 RC(리스판서블 케어)단체간 협력을 위한 공식기구인 APRO(아ㆍ태 RC 기구)의 초대 회장을 맡았다. 노 회장은 "APRO는 아ㆍ태 각국의 효율적인 RC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 지역 화학산업의 미래를 의미하는 단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별 국가들 차원에서 이뤄지던 RC 활동이 정보공유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중소기업을 포함한 화학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사회가 타율적으로 기업을 규제하는 추세 속에서 업계 스스로 추진하기 시작한 자발적 개선 활동인 RC는 산업계 환경운동의 표본"이라고 밝힌 그는 "한국에선 이 활동을 2000년부터 시작해 빠르게 정착시켰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그동안 서울 여수 울산 등지에서 수차례의 지역별 교육설명회를 실시하고 분기별로 뉴스레터를 발간ㆍ배포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RC에 대한 근로자들의 인식을 높였으며 2001년에는 근로자의 안전보건, 공정안전, 비상대응, 오염방지 등 한국 실정에 맞는 실행지침을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보다 15년 정도 먼저 RC활동을 시작한 선진국의 경우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인식, 근로자들의 자긍심 향상, 지역주민과 기업 간 일체감 조성, 유사시 대응능력 향상 등 직ㆍ간접적인 효과들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캐나다 자료에 따르면 화재나 폭발사고로 인해 보험회사들이 일반적으로 화학기업에 대한 보상을 거부하거나 보험료율을 높이는 데 반해 RC 참여기업의 경우는 오히려 보험료율을 낮춰주고 있으며 은행에선 대출이자를 줄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RC활동 활성화와 관련해 노 회장은 "화학산업을 계속 영위해 나가기 위해서는 기업이 먼저 지역사회와 대중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들이 원하는 수준 이상을 만족시켜 나가야 한다"며 "성경이 기독교인들을 하나로 묶어주 듯이 RC는 화학인들을 화학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협력토록 하는 공통분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런 점에서 NGO(비정부 시민단체) 정부 학계 언론계 등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참석한 이번 서울대회는 화학업체들의 환경안전 노력이 시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노사문제를 비롯한 각종 현안에 밀려 환경과 안전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졌다"며 "생산활동 이면에 인간과 생명에 대한 직ㆍ간접적 위협과 위해성이 존재한다면 기업활동은 무가치한 것으로 전락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환경안전 노력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