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동아제약 회장(77)이 손길승 회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대행하게 됐다. 강 회장은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회장단 비공개 간담회에서 회장에 추대돼 이를 공식 수락했다. 전경련은 강 회장이 내년 2월 총회 때까지 전경련 회장직을 대행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강 회장은 이날 밤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기자와 만나 "건강이 나빠 격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고사했으나 회장직을 맡은 사람이 없을 경우 최연장자가 맡아야 한다는 전경련 정관에 따라 결국 회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한편 손길승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공식 사퇴했다. 지난 2월7일 김각중 회장 후임으로 제28대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지 8개월여 만이다. 회장단은 또 이날 회의에서 정치자금 관련 제반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일체의 정치자금 요구에 응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회장단은 이날 회의 직후 내놓은 발표문을 통해 "일부 기업이 정치자금 문제에 연루돼 국민들께 실망과 좌절을 드렸다는 점에 대해 어떠한 꾸짖음과 질타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회장단은 이어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 과정에서 잉태된 기업의 부실처리와 고비용 정치구조로 인해 불가피했던 정치자금 문제는 반드시 사라져야할 과거의 유산"이라며 "지난 잘못은 철저히 바로 잡아야겠지만 과거의 문제에만 매달려 교각살우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일훈ㆍ김병일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