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매달리던 대학생들이 '창업'으로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중소기업청은 올들어 대학 안에서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창업 절차를 밟기 시작한 예비창업 대학생이 2만명에 달해 지난해 말 1만2천명보다 67%나 늘어났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또 2001년 말 9천6백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대학생들의 창업 열기가 이처럼 뜨거워지고 있는 것은 청년실업이 늘어나면서 취업보다 창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뤄보자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창업대학생연합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학생 창업동아리가 친목모임 수준에 불과했으나 올들어서는 재학기간중 회사를 설립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 대학생 창업 기업 수가 2백여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중 이미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기업도 1백51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기업을 가장 많이 설립한 동아리는 한양대의 한양벤처로 라이온로직스 등 4개사를 창업했다. 경희대 창업동아리도 한약마을 등 3개사를 설립했다. 대학생 창업으로 시작해 탄탄하게 기반을 다지고 있는 기업으로는 컨설팅 업체인 아이비팜글로벌(대표 이종혁ㆍ건국대)을 비롯해 PC게임 업체인 게임빌(대표 송병준ㆍ서울대), 동영상솔루션 업체인 밀레스카이(대표 김형곤ㆍ연세대) 등이 꼽힌다. 서울대 창업동아리 출신의 이투스그룹은 학습교재로 급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같이 대학생 창업이 속속 결실을 맺자 올 하반기에도 1백여개 창업동아리에서 신규 창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창업동아리 아키스페이스는 색채분석 시스템으로 창업을 추진 중이며, 한성대 크레비즈는 가정 내 무선네트워크 장비 개발로 창업할 계획이다. 대학생 창업 기업중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1백51개를 업종별로 보면 인터넷ㆍ네트워크 분야가 하나모아 벤처캐리어즈 등 49개(32.4%)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정보기술(IT) 분야로 메이저코리아 아이지클럽 등 38개였다. 이밖에 동영상게임 25개, 로봇 등 기기제조 21개, 바이오 및 기타 서비스가 18개 등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창업 붐을 반영, 각종 창업강좌나 연수에는 대학생들이 수십명에서 수백명씩 몰리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사가 최근 개설한 △CEO리더십 창업스쿨 △선상(船上) 창업연수 △창업학생 실무과정 △대학생 창업게임스쿨 등에도 1천여명이 참가, 뜨거운 창업 열기를 보여줬다. 프랜차이즈 창업강좌에도 과거에는 40∼50대 퇴직자들이 관심을 보였으나 요즘은 20대 대학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