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술 시장이 와인으로 물들고 있다. 위스키나 맥주에 비하면 아직 규모가 미미하나 성장 속도는 초기 위스키와 견줄 만큼 빠르다. 서울 청담동에 와인 거리가 등장했고 곳곳에 와인 바(bar)가 들어서고 있다. 또 프랑스가 주도해온 시장에 칠레 호주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아르헨티나 등 7개국이 뛰어들어 경쟁하고 있다. ◆연평균 25% 고성장=한국 와인 시장은 내년에 2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와인 수입업체들은 보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와인 수입액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백44억여원에 불과했다가 99년 5백70억여원,2000년 7백40억여원,2001년 8백70억여원,2002년 1천1백10억여원으로 급증했다. 시장이 연평균 25%씩 커진 셈이다. 올해 들어 5월말까지 와인 수입액은 5백90억여원.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추석 연말 등 성수기에 접어들면 와인 수입이 더욱 늘어 올 한해 수입액은 1천5백억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 와인 시장의 절대강자는 프랑스산이다. 무협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산 와인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57%에 달했다. 이어 미국 15%,이탈리아 8%,스페인 6%,호주 5%,독일 5%,칠레 4%,아르헨티나 등 기타 2% 순이었다. ◆청담동 와인거리 등장=서울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앞 도로 주변에 10개의 와인 바가 등장,성업중이다. 세련된 분위기 속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을 즐기려는 와인 마니아들이 늘면서 하나둘 생겨나더니 지금과 같은 '청담동 와인 로드'가 형성됐다. 고급 포장마차식 바 '타니'는 4백여가지 3만원대 와인과 희귀 와인을 갖춘 곳으로 젊은 와인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 주변에는 카사델비노를 비롯 허드슨 베네짜노 더와인바 등 다양한 분위기의 와인 바가 있다. 와인 마니아들을 잡으려는 수입업체들의 마케팅 열기도 뜨겁다. 와인나라의 경우 호주산 와인인 '양가라 팍 까베르네 쇼비뇽' 등이 한국 보양음식과 잘 어울린다고 주장하며 이색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위스키한국'은 옛말=위스키는 지난 2월말부터 5월말까지 4개월 연속 월별 판매량이 감소했다. 전년에 비해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월별로 보면 2월의 경우 24만9천여 상자로 작년 같은 달의 25만3천여 상자보다 줄었다. 3월에는 26만8천여 상자로 작년 3월의 29만5천여 상자보다 9.2%나 감소했다. 4월에는 30만3천여 상자에서 29만7천여 상자로,5월에는 31만2천여 상자에서 28만1천여 상자로 줄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