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CMS(www.cms.co.kr)가 전국 3백개 대형 수퍼마켓을 대상으로 식음료 생활용품 등의 시장점유율을 조사한지 반년이 됐다. 그동안 일부 품목에서 선두가 바뀌거나 2위권 브랜드들이 맹추격하는 등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상반기 중 점유율 변화가 두드러진 5개 품목의 시장 구도를 정리한다. ◆페리오의 선두 복귀(치약) LG생활건강의 페리오가 '치약 왕좌'에 다시 올랐다. 페리오는 연초만 해도 '이름발'을 내세운 애경산업의 2080에 크게 뒤졌다. 1월 점유율은 2080이 18.2%,페리오가 12.0%였다. 페리오의 점유율은 3월에는 7%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이 3월 중 페리오를 세 가지 효과·색상으로 리뉴얼하고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점유율이 4월 15.8%,5월 19.5%까지 치솟았다. 2080은 이 사이 17∼18%대를 오르내렸다. 업계에서는 애경이 지난해 5월 고가 치약 비타덴트를 내놓음으로써 힘이 분산된 틈을 타 페리오가 리뉴얼 제품으로 힘을 발휘했다고 풀이한다. 비타덴트의 점유율은 2%대에 머무르고 있다. ◆엘라스틴-도브의 혈투(샴푸) 올 상반기 샴푸시장의 경쟁 양상은 가히 '혈전'이라 할 만했다.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달이 멀다 하고 선두가 바뀔 만큼 혼전을 거듭했다. 각 브랜드의 물량 공세도 대단했다. 특히 LG생활건강 엘라스틴과 유니레버 도브가 치열하게 겨뤘다. CMS 자료에서는 엘라스틴이 강세를 보였다. 슈퍼 유통에서 확실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엘라스틴은 1월 16.7%로 최고에 달한 후 14∼15%선을 오르내렸다. 도브는 13∼14%대를 유지하다가 3월에는 15.6%로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게토레이의 맹추격(스포츠음료) 2위권 브랜드의 약진이 돋보인 대표적 분야가 스포츠음료다. 올 1월 14.7%에 그쳤던 롯데칠성 게토레이의 시장점유율은 18.1%로 뛰어올랐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최희섭 선수를 내세운 광고 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다. 코카콜라의 파워에이드 역시 점유율이 지난 1월 14.8%에서 16.9%로 상승했다. 반면 스포츠음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던 동아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는 이달 들어 점유율이 49%대로 떨어졌다. 해태음료의 네버스탑은 게토레이와 파워에이드에 치여 올 상반기에만 점유율을 3%포인트나 까먹었다. ◆테이스터스 초이스의 약진(커피) 한국네슬레 '테이스터스 초이스'의 약진도 돋보인다. 동서식품 맥심과 테이스터스 초이스의 격차는 믹스 커피의 경우 작년 말 79.5 대 14.4에서 최근 69.8 대 25.4로 좁혀졌다. 인스턴트 커피에서도 작년 말 73.6 대 26.1였던 점유율 간격이 최근 67.1 대 32.6으로 줄어들었다. 한국네슬레의 마케팅 성공은 13년 만에 신제품을 내놓고 처음으로 남자모델 배용준을 내세워 여성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햅쌀밥의 고전(즉석밥) 후발주자로 뛰어든 농심 햅쌀밥이 CJ 햇반을 좀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햅쌀밥은 출시 초기인 지난해 7월 2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12%대로 위축됐다. 신라면 끼워주기를 포함한 판촉행사에 힘입어 4월 한때 17.9%까지 올라갔으나 대세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CJ 햇반의 점유율은 지난해 7월 80%에서 87.8%로 상승했다. 농심이 페트병 생수시장에 뛰어들어 삼다수를 출시,2년 만에 선두에 올려 놓은 것에 비하면 즉석밥 시장에서는 상당히 고전하고 있는 셈이다. 신라면 등으로 몸에 젖은 고자세 영업 관행이 햅쌀밥 부진의 한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성민·김혜수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