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병원균이 전혀 없는 무균 돼지를 이용한 이종장기이식 연구에 나섬에 따라 인체 이식용 장기개발에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서울대 의대 김상준 교수 등 연구팀은 서울대 부설연구소인 '이종장기이식연구소'를 활용,무균돼지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장기이식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면역거부 문제 등을 해결하는 연구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이 연구소는 그동안 일반 돼지의 심장과 폐를 개나 원숭이 등에게 이식하는 등 기초연구를 해왔다. 서울대 측은 동문이면서 장기이식 전문가인 미국 시카고대 김윤범 교수로부터 한국의 이종장기 연구용으로 이들 돼지를 기증받게 된다. 현재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면 돼지와 사람의 특정유전자가 면역거부 반응을 일으켜 수시간 내에 피가 굳어 사망한다. 그러나 유전자를 조작한 무균돼지 장기를 이용하면 만성거부반응과 세포성 거부반응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장기이식이 현실화될 수 있다. 서울대는 무균 돼지를 키우기 위해 병원균이 침입되는 것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무균사육 센터를 최근 1백억원을 들여 세웠다. 서울대는 미국으로부터 기증받은 돼지를 무균상태로 사육,번식시켜 연구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30∼40대 교수 및 연구진 등 1백여명이 현재 이종장기이식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다"며 "10년 이내에 장기이상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돼지의 장기를 이식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 [ 용어설명 ] 무균돼지= 무게가 1백kg 정도에 불과해 '미니어처 피그'로도 불린다. 균을 전혀 갖고있지 않아 실험 및 연구개발용으로 그 가치가 대단히 높다. 돼지의 장기는 생리현상과 구조가 사람 장기와 80~90% 비슷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돼지는 치명적인 전염병을 전파할 가능성도 작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거부반응과 감염 문제만 해결된다면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때 생기는 혈관이 막히는 면역거부 반응을 해결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