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업계 1위인 이마트가 경쟁사들을 자극하는 전단을 또다시 살포,논란을 빚고 있다. 23일 개점하는 이마트 안산 고잔점이 지난 20일 홈플러스 까르푸 등 경쟁사들이 '외국계'라는 점을 강조한 전단을 만들어 뿌린 것. 특히 4페이지 전단 세번째 면에 '자본 유출이 없는 한국 유통의 상징'이라는 문구를 넣어 외국계 할인점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큼직한 태극기 밑에는 이마트 이름을,영국국기 미국국기 프랑스국기 아래에는 각각 홈플러스 월마트 까르푸 이름을 써넣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까르푸 등 안산 상권을 선점한 외국계 할인점들은 "윤리경영을 잘해 상까지 받은 업체가 이런 전술까지 써야 하냐"며 분개하고 있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이마트가 '자본 유출' 운운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통령까지 나서 외자를 유치하려고 애쓰는 판에 가격과 서비스로 공정하게 경쟁하려 들지 않고 외국계라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헐뜯는 것은 유감"이라며 "이마트가 중국에서 이런 식의 공격을 받는다면 이해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내 업체 관계자도 "자본 유출이란 말은 70,80년대나 통했던 논리"라며 "이마트의 논리대로라면 '대형 할인점이 들어오면 지방 돈이 모두 서울로 빠져 나간다'는 지방 상인들의 주장에 이마트는 아무 대꾸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마트의 '애국심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초 홈플러스가 부천 상동점을 열었을 때도 이마트는 거의 같은 내용의 전단을 만들어 뿌렸다. 당시 논란이 확산되자 신세계 경영진은 "다시는 그렇게 하지 마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