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취임이후 첫 미국방문을 측면지원하기 위해 재계 지도자들이 발벗고 나섰다. 15일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소유주와 최고경영자들이 그동안 쌓아왔던 미국내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정상외교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나름대로 기여하고 있다. 국민참여정부가 아직 미국 공화당 정부 및 의회 지도자들과 충분한 인맥을 형성하지 못한 점을 재계가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 한미교류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워싱턴 정가에 지인들이 많은 김승연(金昇淵) 한화 회장은 평소 친분이 있는 톰 딜레이 하원 의장,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 등을 개별적으로 만나 한미 양국 현안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누고 양국 우호증진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김 회장은 지난 12일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만찬에 찰스 랭글, 톰 피니, 에니 팔리오마바에가 의원 등을 초청해 노 대통령을 직접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앨라배마주에 현지공장을 설립하고 있고 워싱턴의 법무법인들을 통한 로비활동으로 미국 정가에 나름대로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김동진(金東晋) 사장이 나섰다. 김 사장은 노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워싱턴을 미리 찾아 친분이 있는 미국 정계 지도자들에게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협조를 당부하는 활동을벌였다. 워싱턴에서 이뤄진 노 대통령과 미국 상원 지도자들의 간담회는 김 사장의 노력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李健熙) 삼성전자 회장은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뉴욕 만찬 준비위원장으로서 노 대통령이 사실상 미국인들에게 첫선을 보이는 이 행사의 성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이 회장은 만찬 환영사에서 노 대통령을 "21세기 한국의 비전이자 희망"이라고 소개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