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의 남용으로 신용불량자가 300만명에 달하면서 각 인터넷 사이트의 온라인 광고에 카드 연체금 대납이나 대출광고가 급증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가장 비싼 광고인주화면 중앙 배너 광고에 각종 대출과 연체금 대납을 해준다는 업체들의 광고가 빠짐없이 걸려있다. 이들 업체는 인터넷을 통해 간단한 신원과 신용도만 확인되면 클릭한번에 바로수천만원까지 돈을 대출해주거나 카드 연체금을 대납해준다는 광고를 하고 있는 대부업체다.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업체의 경우 지난달부터 대부업체의 광고가 그동안 주요광고주였던 정보통신이나 보험 등을 제치고 전체 배너광고 수입의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특정 분야의 광고가 이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경우 주화면 중앙 배너광고를 내려면 1주일에 700만원을내야하는 고액이어서 그동안 대기업이 아니면 엄두도 못낼 `골드존' 이었지만 지금은 대부업체의 광고가 가장 많이 노출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대부업체 광고가 급증해 광고비를 기준으로 전체 배너광고의 8%정도를 대부업체 광고가 차지하고 있다"며 "불경기에다 신용불량자가 많아져이들 업체의 광고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의 경우 주화면 사이트 중앙 뿐 아니라 이용자가 가장 많이 방문하는 게임메뉴의 우측면에 대부업체의 광고가 걸려있다. 넷마블은 전체 배너광고 수익의 10~15%가 이들 대부업 광고로 채워지는 것으로알려졌다. 넷마블 관계자는 "최근 온.오프라인을 망라하고 대부업체들이 광고에 집중하고있다"고 전했다. 키워드 광고를 대행하는 오버추어코리아의 실시간 키워드 입찰결과에서도 `대출'이라는 키워드는 네티즌이 한번 클릭할 때 광고주가 2천500원 이상을 내야하는 최고가 키워드로 판매되고 있을 만큼 대부업체간 광고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이같은 대부업체 광고가 늘어나는 추세를 꺼리는 시각도 있다. 포털사이트 프리챌의 경우 대부업체 광고주를 3곳까지만 허용하는 방침을 세웠다. 야후코리아도 일정비율을 정해 대부업체 광고를 제한하고 있다. 프리챌 관계자는 "신용불량자 증가로 대부업체의 광고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용자중 청소년층이 상당수인데 대부업체 광고를 그대로노출시키면 사이트 이미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 제한을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포털사이트들이 광고수익을 올리는 데만 열을 올리다 보니 악의적인 극소수대부업체의 광고까지 수천만명의 네티즌에게 무차별로 내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모 대형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인터넷 대부업체가 사업자등록증만 제시하면 검증절차를 거의 거치지 않고 광고를 실어주고 있다"며 "따라서 악의적인 대부업체를가려내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