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환 특별검사팀의 대북송금 수사 초점이 이번주부터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 계열사쪽으로 맞춰지면서 관련 회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현대상선은 대북송금 핵심 관계자인 김충식 전 사장이 빠르면 29일 오후 입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북송금과 연루된 국내외 실무진의 소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28일 "국내에서 근무중인 대북송금 관련 실무자들은 특검의 수사협조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할 것"이라며 "특검이 김 전 사장의 입국에 맞춰 회사 관계자들을 소환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대북송금 당시 회계.재무 라인에 있던 해외 주재 간부들에게도 특검의 소환요청에 대비하라는 메시지가 선임 변호사를 통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현대아산의 정몽헌 회장과 김윤규 사장도 최근 변호사 선임계를 특검에 제출하는 등 특검 수사에 대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 회장과 김 사장은 공교롭게도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변호를 의뢰한 법무법인 김&장에 변호를 의뢰, 현대그룹 관계자들이 변호인이나 회사 관계자들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김 전 사장이 물러날 당시 정 회장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검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전 접촉도 필요할 것"이라며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회사가 어렵지만 풀 수 있는 것은 빨리 풀자는 게 경영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검의 대북송금 수사망이 현대그룹 계열사로 좁혀지면서 현대건설과 하이닉스(옛 현대전자)측도 특검의 수사가 회사 경영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속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주 특검이 간접적으로 대북송금과 관련된 서류 제출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수사 협조를 타진해왔지만 주요 관련자들이 이미 퇴사했기 때문에 특검측이 원하는 수준의 자료를 제출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이닉스측은 아직까지 특검으로부터 서류 제출 등 수사협조 요청을 받지는 않았지만 현대그룹 계열사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어떤식으로든 회사 이름이 거론될 것으로 보고 특검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