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 제조 방식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신생 생식업체 지웰라이프가 "기존 생식은 제조공정에서 열이 발생해 영양소 파괴가 심한 불꽃생식"이라며 동결분쇄 방식으로 만든 자사 제품이 진짜 생식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생식업체들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생식업체들 모임인 생식협회(대한민국생식협의회)는 일단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근거 없는 주장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려는 의도"라는 태도는 분명히 밝혔다. 이번 갈등은 지난 95년 큰 파문을 일으킨 '고름우유 사건'을 연상케 한다. 당시 신생 우유회사인 파스퇴르유업은 일간지에 '기존 우유에는 유방암을 앓고 있는 젖소의 고름과 항생제가 섞여 있다'는 광고를 게재해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파스퇴르는 이 같은 '충격과 공포' 전략으로 '저온살균 우유회사'의 입지를 다졌다. 생식 공법 논란은 지난달 지웰라이프가 '눈꽃생식'이라는 제품을 내놓고 일간지에 '기존 생식은 섭씨 90도 이상의 고온에 노출된 불꽃생식'이라는 광고를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지웰라이프는 보도자료에서도 "영하 40도에서 칼날로 잘게 자르듯 분쇄했기 때문에 영양소와 효소가 그대로 보존된 세계 최초의 생식"이라고 주장했다. 선발 업체들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악의적 비방"이라며 발끈했다. 고열이 발생해 영양소가 파괴된다는 것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며 열이 발생해도 유효성분을 파괴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 풀무원 관계자는 "마찰분쇄공법 특성상 90도가 넘는 고열이 발생할 수 있지만 '팬이나 드라이 아이스로 열을 식혀 주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황성주생식을 판매하는 이롬라이프 관계자도 "일부 업체의 경우를 전체인 것처럼 확대하는 것은 선발 업체들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조금씩 엇갈린다. 한 식품공학 박사는 "동결분쇄 방식을 사용하면 온도에 민감한 채소류의 비타민 엽산 효소성분 등이 보호된다는 사실은 여러 실험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차이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열은 무시해도 괜찮은 정도라는 것. 고려대 식품생물재료공학실 이철호 교수는 "선식처럼 어느 정도 가열된 제품이 오히려 소화흡수율 측면에서 유리할 수도 있다"면서 "동결분쇄 방식이 인체에 가장 이롭다면 이를 증거할 데이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식협회는 최근 긴급회의를 갖고 지웰라이프의 광고에 일절 대응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대응할 경우 신생 회사를 홍보해주는 결과만 가져온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지웰라이프가 현재 강도를 높인 2차 광고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어떤 식으로든 협회 차원의 공식 대응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 95년 발생했던 파스퇴르-유업계 간 분쟁이 생식에서 재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