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기획실에 근무하는 A씨와 B씨. 입사동기생인 이들은 사내에서 촉망받는 입사 10년차 과장이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해 자녀 둘씩을 두고 있는 등 여러 모로 닮은꼴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희비는 A씨가 지난 2001년 봄 내집 마련에 성공하면서 엇갈렸다. 입사 초기 청약통장에 가입, 내집 마련을 철저히 준비해온 A씨가 서울시 동시분양에서 당첨된데다 분양받은 27평형 아파트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반면 청약통장 없이 지내온 B씨는 1억2천만원 전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두 사람의 부동산 재테크를 결정했을까. 바로 청약통장 가입 유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직장 새내기들에게 청약통장 가입과 함께 종잣돈 만들기에도 적극 나서라고 충고하고 있다. '목돈'을 만들어라 직장 새내기들의 재테크 원칙 1순위는 '종잣돈'을 만드는 것. 종잣돈이 있어야 내집 마련이든 주식이든 투자다운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목돈을 만들기 위한 더디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안쓰고 모으는 저축이 으뜸이다. 이를 겨냥한 저축상품으로는 상호부금과 장기주택마련저축을 들 수 있다. 작년까지는 근로자우대저축이라는 비과세 상품이 있었지만 올해부터 폐지됐다. 상호부금은 적금형 상품이다. 비과세 대상은 아니지만 일반 적금에 비해 이율이 높은게 장점이다. 6개월 이상 3년 이내에 목돈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시기를 좀더 늘려 잡는다면 장기주택마련저축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세금이 면제되는게 매력이다. 만 18세 이상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이면 가입할 수 있다. 가구주가 아니더라도 가입할 수 있다. 가입 기간은 7년 이상, 10년 이내다. 분기별로 3백만원 이내에서 1만원 단위로 적립하면 된다. 금리는 연간 5~6%대다. 청약통장 가입은 필수 종잣돈 만들기와 함께 직장 새내기들이 서둘러 할 일은 청약통장 가입이다. 어느 정도 자금이 모였을 시점을 겨냥, 아파트 청약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내집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높은 경쟁률 때문에 청약예금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청약통장이 없으면 청약 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 또 주택난 해결을 위한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에 따라 향후 2,3년 후부터는 아파트 공급물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아파트 청약이 가능한 금융상품에 하루라도 빨리 가입해야 한다. 청약통장에는 일정 금액을 한꺼번에 예치하는 주택청약예금, 적금처럼 매달 돈을 내는 청약저축과 청약부금이 있다. 직장 초년생에게는 청약부금이 적당하다. 한 달에 5만~50만원 범위에서 자유롭게 적립한다. 내집마련 전략 =입사 후 4~5년 지나 종잣돈이 마련됐다면 다음은 본격적인 내집마련 전략을 짤 단계다. 내집 마련의 방법은 대략 두가지.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 주택청약통장에 가입해 1순위가 됐다면 신규 공급아파트 청약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요즘처럼 저금리 시대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워낙 낮아 괜찮은 단지에 당첨만 되면 중도금을 내는건 그리 부담이 아니다. 종잣돈으로 계약금을 내고 중도금은 대출 이자를 부담하다가 입주 시점에 자동 연장하면 된다. 입주 시점에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금상첨화다. 서울지역만 벗어나면 중도금 무이자 대출도 많아 훨씬 내집 마련이 수월하다. 신규 아파트든 기존 아파트든 금융회사를 통해 손쉽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통상 주택담보대출은 3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고 금리도 6%대로 저렴하다. 10년 이상 장기 대출도 고려해볼 만하다. 주택소유권을 이전하거나 보존등기를 한 날로부터 3개월 안에 돈을 빌려야 한다. 혜택도 받는다. 청약통장 사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집값 상승이 우려된다면 전세를 낀 내집 마련도 괜찮은 방법이다. 역세권 등 전세 수요가 넉넉하고 집값 대비 전세가격이 80%를 넘는 곳도 노려볼 만하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