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한국 과학기술의 요람으로 육성해온 대덕연구단지를 제쳐두고 송도 IT(정보기술)특구를 조성한다는 게 설득력이 있습니까." 과학기술계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송도IT밸리 추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대덕밸리벤처연합회(회장 백종태) 등은 송도 IT특구조성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인수위에 전달한데 이어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원웅 의원,대덕단지 연구원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북아 IT허브 구축,어떻게 해야 하나'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장우 경북대 교수는 "인수위 구상은 중앙집중식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클러스터(연구개발 집적단지)육성을 위해선 기존의 대덕단지와 송도밸리를 지역적 특성 등에 맞춰 균형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종태 대덕밸리벤처연합회장도 이날 "한국이 중국에 불과 3∼5년 앞서 있다"며 "새 정부는 한정된 자원으로 어떻게 투자를 해야할지를 냉정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인기업 모임인 KIN(Korea IT Network)이경동 회장도 "미국 실리콘밸리가 성공한 것은 오랜 시간동안 클러스터를 구축해왔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IT밸리 조성보다는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대덕밸리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용규 연구원도 "차기 정부가 동북아 IT허브 구축을 위해 새로운 클러스터를 만드는 전략은 부정적"이라며 "기존 산업이나 클러스터에서 출발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